[바이오 복수전공 명암] 주가 활용 수단 악용 가능성··· "개발·임상 일정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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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3-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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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산업은 대표적인 고(高) 밸류 산업으로 여겨진다. 신약 개발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특성 때문에 잠재력만 보고 투자가 이뤄지고,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바이오 사업이 '본업'이 아닌 기업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자금 조달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 개정 직전 전환사채(CB)를 대거 발행한 기업들의 상당수 역시 바이오 사업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 중 지나인제약·투비소프트·뉴지랩파마·메디콕스는 비교적 최근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지나인제약과 투비소프트는 신사업 선언과 함께 주가는 '반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규정 개정 이전 대규모 CB 발행을 서두를 만큼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일부는 그마저도 발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상장폐지 사유 해소시 혹은 상장폐지 결정시까지 주권매매 거래정지를 실시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같은 날 지나인제약은 최근 사업연도(2021년) 자본잠식률이 409.44%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지나인제약은 1999년 설립된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다. 삼성 등 국내 주요 제조사에 렌즈를 납품하며 2010년 코스닥 시장 입성에도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업체의 시장 진출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국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사명을 코렌에서 지나인제약으로 바꾸고, 바이오사업 진출에 나섰다. 코로나19 진단 기술 및 백신 개발이 주요 사업 내용이었다. 당시 주주총회를 전후로 주가는 최고 6만153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대주주 교체 이후 1년여가 지난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하다. 당시 지나인제약은 중국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 국내 생산 및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나, 식약처 검토에 돌입한 이후 별다른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사업 발표 이후 진행한 자금조달도 수차례 무산됐다. 지난 28일 지나인제약은 15억원 규모의 CB 미발행 공시를 냈다. 납입대상자인 페이홀딩스가 납입금액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지나인제약이 미발행 공시한 CB는 총 4차례에 달한다.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투비소프트는 지난해 11월 CB 발행 공시 이후 1회 납입을 연기했다. 당시 투비소프트는 300억원 규모의 제13회차 CB, 100억원 규모의 제14회차 CB를 각각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목적은 신규사업 진출로, 현재 회사는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투비소프트가 지난 2018년에도 자회사를 통한 바이오 사업 진출과 함께 유상증자, CB 발행 등을 통해 약 283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까지 성과는 미진하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 관련 자회사인 투비바이오신약의 자기자본은 -24억원 가량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여타 업종과 달리 미래 성장성과 잠재력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만큼, 재무제표의 숫자로는 정당화 하기 어려운 '고평가' 문제도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제시한 개발 일정, 임상 데이터 등이 잘 지켜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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