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는 러시아를 떠나 신흥국에 투자될 자금 일부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지만 규모는 1조원 내외에 불과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시키고 독립(Standalone) 국가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EM 지수에서 러시아가 사실상 퇴출당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금융규제 등 전방위적인 압박의 일환이다. EM 지수 제외는 오는 3월 9일 장마감 후에 적용된다. 러시아가 제외되면서 MSCI EM 구성 국가는 25개국에서 24개국으로 줄어든다.
금융투자업계는 러시아 MSCI 신흥지수 퇴출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MSCI 퇴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대기업 위주의 수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주식을 1336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 드라마틱한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1일 기준 러시아의 EM 내 비중은 1.5%로 신흥국 지수 내에서 11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간 러시아의 EM 내 비중은 약 3% 내외를 유지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수 내 러시아 비중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의 EM 내 비중은 현재 12.2%에서 12.4%로 소폭 상승하게 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MSCI 신흥지수에서 이탈해도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면 패시브 자금 약 1조원 미만이 유입될 수 있다”며 “영향은 크지 않지만 9일에 다가설수록 수급적으로 조금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MSCI EM의 글로벌 추종자금은 액티브가 1조4000억 달러, 패시브가 3700억 달러 정도”라며 “러시아 제외에 따른 한국 비중 증가의 실질 매수 수요를 계산하면, 85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은 규모”라고 분석했다.
지수에 대한 베팅보다 베타가 큰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베타계수는 위험의 척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베타값이 1보다 크면 시장수익률보다 주가 변동폭이 큰 종목이다. 반면 1보다 작으면 안정적인 종목이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영향은 긍정적이나 지수 베팅보다는 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중 패시브 유입에 따른 베타가 큰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10일 평균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매수 비율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우, LG화학우, 현대차우, KT&G, 현대차2우B, 코웨이,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원 순이다. 우선주의 지수 내 비중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대금 덕에 높은 인덱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