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침공] "전기차, 지금도 1년 대기인데"…원자재 공급난에 '출고 지옥'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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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2-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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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전지 원료 니켈·알루미늄 가격 급등

  • 현대차, 러시아 현지공장 생산 차질 우려

  • 사태 장기화 따른 대응책 필요 목소리

현대자동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전기차 2차전지 배터리 핵심원료인 니켈, 코발트, 아연, 알루미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이번 사태가 조기에 끝나지 않는다면 원재료 공급망 혼란에 전기차 출고 지연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광해광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핵심 소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4일 기준 톤(t)당 2만730달러를 형성한 니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자 이달 24일을 기준으로 25.9% 급등한 2만6105달러를 찍었다. 알루미늄 역시 같은 기간 2815달러에서 3519달러로 25.0% 올라 2008년 7월 사상 최고치였던 338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광물 3대 생산국으로 전기차 주요 소재인 니켈(49%), 팔라듐(42%), 알루미늄(26%) 등에서 막대한 수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했을 때 국제 네온 가격은 600% 이상 치솟은 사례는 러시아의 광물 공급 능력을 보여준다.

업계 안팎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와 차체까지 관여하는 전방위 원재료난에 전기차 생산 차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가뜩이나 출고 대란을 겪는 와중에 출고 기간이 더욱 늦춰진다면 국내 전기차 인기도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 기아의 주요 전기차 모델 출고 기간은 지난달 기준으로 평균 1년 이상 걸리고 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배터리를 포함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광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동등화 시점은 기존 예상 시점인 2025년보다 늦어질 수 있다”면서 “이번 사태와 같이 전기차 글로벌 공급망이 수시로 변화할 가능성이 커 장기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단 원재료 수급만이 아닌 현지 생산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러시아 1·2위 수출 품목이다. 수출 금액은 자동차 25억4900만 달러(약 3조700억원), 자동차 부품 15억900만 달러(약 1조8200억원)에 달한다.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 한국의 러시아 수출 규모는 그해 101억 달러에서 2015년 전년보다 53.7% 반 토막 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수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러시아 현지 생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에 연 20만대 생산이 가능한 완성차 공장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 중이며, 최근 GM 현지 공장도 인수해 연간 33만대까지 생산 증대에 나섰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체코 공장과 함께 동유럽과 서유럽을 잇는 현대차의 유럽 핵심 생산기지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러시아 판매량은 약 43만대였으며 올해는 5% 증가한 45만5000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대응이 가능할 만큼 부품 재고를 확보한 상태”라며 “차후 사태 추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종합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방의 제재 수위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우위를 가진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등이 원재료 부족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더욱이 러시아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면 현대차그룹은 우회 경로를 모색하는 등 수급에 애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 국민차로 등극한 현대자동차 해외 전략형 소형 SUV ‘크레타’.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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