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제심서] 메타버스는 신산업이 아니다, 新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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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2-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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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노믹스'에 좋은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가 있다

 

[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메타버스는 메타버스산업에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경제와 메타버스혁명으로 빠르게 확대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메타버스를 하나의 산업 정도로 이해하고, 메타버스가 경제와 혁명으로 발전하는 것을 놓치고 있다. 메타버스산업을 다룬 보고서나 자료는 많은데, 메타버스경제나 메타버스혁명에 대한 자료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선 후보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과 공약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경제 관련 내용이 10대 공약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 홈페이지 중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공약’에서 4대 후보의 ‘10대 공약’을 들여다봤는데, 아무도 메타버스경제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 모두 메타버스경제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다. 대선 후보 공약 중에 메타버스와 관련 있는 기사들을 검색해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은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한 저마다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이들 공약은 대부분 젊은 층의 표를 겨냥한 것이다. 게임산업은 메타버스산업과 일부 겹치거나 메타버스산업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며, 메타버스경제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가 글로벌 메가 트렌드의 중요한 부분임을 파악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게임산업에 대한 공약만 내놓을 게 아니라 메타버스산업과 메타버스경제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공약과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메타버스 수준을 평가해서 성숙도를 향상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주요 대선 후보의 10대 공약을 중심으로 그들의 메타버스 또는 디지털 관련 공약들을 살펴봤다. 이재명 후보는 ‘디지털 대전환’을 강조하고 디지털대전환위원회까지 두었는데, 정작 10대 공약에는 ‘교육대전환’은 들어있는데, ‘디지털 대전환’은 빠져 있다. 윤석열 후보는 10대 공약 중 넷째로 [정치·행정·사법] “스마트하고 공정하게 봉사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과 대통령실 개혁”이라고 되어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이미 많이 구축되어 있어서 그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정부’가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10대 공약에는 메타버스나 디지털 관련 내용이 빠져 있는 게 아쉽다.
 
메타버스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도입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메타버스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메타버스를 게임이나 비대면 교육·세미나·행사용 솔루션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공간(virtual 3D space(world))’이다. 쉽고 간단하게 표현하면 메타버스는 ‘현실이 된 가상세계’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메타버스를 ‘3차원 가상공간’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설명하면 ‘공유 3차원 가상공간(shared virtual 3D space(world))’이고,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공유 3차원 가상공간의 집합(collective shared virtual 3D space(world))’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는 농업경제, 산업경제, 서비스경제, 온라인경제 등을 거쳐서 ‘메타버스경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개인에서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새로운 일자리와 비즈니스 모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 정부, 개인들은 메타버스경제를 100%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 일자리 창출 등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팬데믹 속에서도 게임은 물론 우리 삶과 직결된 의료, 교육, 경제, 국방, 정치,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그 기능과 가치를 인정받으며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가상세계로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은 대체 불가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다.
 
메타버스를 하나의 산업으로 작게 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메타버스는 각 산업에 큰 영향을 줘서 각 산업과 메타버스가 결합해서 메타버스 혁신이 일어나며, 이는 메타버스경제와 메타버스혁명으로 이어지게 된다. 메타버스경제(metaverse economy)나 메타버스경제학(metaverse economics), 메타버스노믹스(metaverse-nomics) 또는 메타노믹스(metav-nomics) 등의 용어들이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쓰이지 않는데, 머잖아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용어가 다른 영어권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많이 쓰고 있으며, 이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달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달성할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선점을 통한 시장점유율 5위(현 12위 추정), 메타버스 전문가 4만명 양성, 매출액 50억원 이상 메타버스 공급기업 220곳 육성, 사회적 가치 서비스 등 메타버스 모범사례 50건 발굴 등이다. 정부가 메타버스의 중요성은 인식했는데, 아직 메타버스를 신산업의 하나 정도로만 보고 있다. 차기 정부는 메타버스경제로의 대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메타버스산업이 메타버스경제로 확장 발전하고 메타버스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NFT의 활성화다, NFT는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을 의미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으로, 그림·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이나 자산에 복제 및 위조가 불가능한 암호를 증명서로 붙임으로써 고유한 원본성과 소유권을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되는 일종의 가상진품증명서이다. 디지털 자산을 NFT로 만드는 것을 민팅(Minting)이라고 표현하는데, 토큰이 대안화폐를 의미하는 것에 착안해 '화폐를 주조한다'는 뜻을 지닌 영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NFT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디지털 전환)’이라고 하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이어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오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화를 통해서 산업·경제·사회를 혁신하는 것이며,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Metaverse Transformation, MT: 메타버스 전환)’은 메타버스화를 통해서 산업·경제·사회를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대통령은 기업과 정부의 메타버스 전환과 메타버스 혁신을 적극 지원하여 우리나라가 IT(또는 ICT) 강국에서 메타버스 강국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가 코로나 시대 비대면 소통채널로 급부상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시정 전반에 도입해 신개념 공공서비스를 시작한다. 고성능 자체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을 2022년 말까지 구축하고 내년부터 3단계에 걸쳐 경제, 문화, 관광, 교육, 민원 등 시정 전 분야 행정서비스에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한다. ‘메타버스 서울’은 도입-확장-정착 3단계에 걸쳐 구현한다. 2022년에는 1단계 사업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경제, 교육, 관광 등 7개 서비스를 도입한다. 2026년까지 5년간 총 3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앙정부보다 앞서서 지방정부인 서울시가 메타버스 지방정부를 추진하는데, 다른 지자체들도 메타버스 도입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각 부처와 지자체들이 효율적으로 메타버스를 추진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기본 플랫폼을 만들어서 중앙부처와 지자체들이 중복 투자를 하지 않고 메타버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 전자정부를 구축한 경험을 잘 살려서 세계 최고의 메타버스 정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다. 대부분 전문가·주요기관·언론 등이 얘기하는 메타버스산업 전망도 잘못됐다. 2030년 메타버스시장 예상 규모로 자주 언급되는 1700조원은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시장만을 포함한 것이다. 필자는 어림잡아 이보다 최소 5배에서 최대 10배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한다. 쉽게 말하면 메타버스산업 규모는 1경원 정도이고, 메타버스경제 규모는 10경원 정도라고 보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규모가 큰 시장과 경제를 대선 후보와 많은 전문가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20대 대통령이 선출되면 그때부터라도 준비해서 새로운 대통령은 메타버스시장과 메타버스경제에 많은 좋은 일자리와 기업들의 먹거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메타버스혁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 기자 △대한경영학회  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메타버스발전연구소 대표이사 △국가ESG연구원 원장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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