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자가진단키트 '1000만명분 공급' 정부 선언에도 품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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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권성진 수습기자
입력 2022-02-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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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국 도매 서버에 물량 無"

  • "한사람당 1~9개 개수 제한"

  • "온종일 '모니터링' '광클' 못해"



 

7일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한 약국 앞 입간판에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입고'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사진=권성진 수습기자]


“‘0’이에요. 약국 도매 서버에 자가진단키트 물량을 조회할 때마다 하나도 없다고 나와요. 구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30대 약사 A씨는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통상 일선 약국은 인터넷상의 약품 도매 서버를 통해 물량 재고를 확인한 후 필요한 약품을 신청해 약국에 들여온다. 그런데 최근 자가진단키트는 도매 서버에 물량이 전혀 없다고 뜬다는 설명이다.
 
A씨는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업체가 몇 군데 있는데도 설 연휴부터 서버를 확인하면 모든 업체에 자가진단키트 물량이 없었다”며 “자가진단키트만을 위해 온종일 도매 서버를 확인하고 ‘광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현실적으로 자가진단키트를 구하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자가진단키트 1000만명분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일대 약국과 편의점에서는 여전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검사 체계가 바뀌면서 자가검사키트가 품귀 현상을 빚자 정부가 공급을 늘릴 거라고 공언했지만, 물량 부족은 쉬이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취재진이 서울 중구, 종로구,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등지에 위치한 약국과 편의점을 취재한 결과,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없거나 재고가 있더라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약국과 편의점 직원들은 “과거 ‘마스크 대란’까지는 아니더라도 물량이 많이 달린다”고 입을 모았다. 어렵사리 자가진단키트를 마련한 곳도 한 사람당 판매 수량에 제한을 두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도매상을 통해 자가진단키트 20개를 우연히 구해서 팔고 있다”며 “이마저도 다 떨어져 가는 중이고 다 팔리면 언제 또 구할지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약사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도 자가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라며 “약국별로 알음알음 인맥을 동원해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서울 서대문구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 C씨도 “자가진단키트를 인당 1개씩만 판매하고 있다”며 “재고가 마땅하지 않아 최대한 많은 분에게 판매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중구, 종로구 등지의 약국들도 적게는 1개에서 많게는 9개까지 수량을 제한하고 있었다.
 
편의점 상황은 약국보다 더 심각했다. 서울 중구와 마포구 일대 편의점에서는 직원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찾는 손님들에게 “물량이 동이 났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편의점 CU의 경우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발주가 지난 4일 정지되고, 세븐일레븐은 명절 기간 일부 점포에서 품절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치솟으면서 방역당국은 자가검사키트 공급 확대 방침을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1000만명 분량의 자가검사키트 분량을 6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에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B씨는 “정부에서는 자가진단키트를 푼다고 하고 일선 약국에서는 없어서 난리”라며 “정부로부터 아직 어떤 약속도, 지침도, 가이드라인도 받지 못했다”라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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