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등 4개사 거래액만 2조…몸집 키우는 여성 패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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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02-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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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 모바일과 온라인 페이지. [사진=W컨셉]

오프라인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전통 패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춤한 가운데, 패션 플랫폼이 업계 신흥 강자로 나타나 여성복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그재그, W컨셉, 에이블리, 브랜디 등 여성 패션 플랫폼 4사의 지난해 연 거래액은 총 2조5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약 1조7000억원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여성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쇼핑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향은 패션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특히 특정 분야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플랫폼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무신사, 지그재그 등 1세대 플랫폼들은 패션과 연계한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기존 소비자를 록인(lock-in) 하며 거래액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를 포함한 패션 플랫폼 '빅5'의 연 거래액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4조원을 웃돌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하던 패션 브랜드들이 갑작스레 변환 쇼핑 환경에 적응하며 한 번에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대면 온라인 쇼핑으로 생태계가 변화하자 기존에 서비스를 구축해뒀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급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대문 쇼핑몰 기반으로 연 거래액 1조원 달성
지난해에는 특히 여성 패션 플랫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동대문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는 모바일을 통한 편리한 쇼핑 환경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통해 급성장했다.
 
지난해 카카오에 인수합병된 지그재그는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작년 연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으며, 누적 거래액 3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 6월 출시된 지그재그는 여성 온라인 쇼핑몰들을 한데 모아 놓은 플랫폼으로 6500곳 이상의 스토어가 입점해 있다. 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은 3조원 이상이며, 누적 다운로드는 3500만건에 달한다.
 
지그재그는 2019년 다른 쇼핑몰 제품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는 ‘제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높은 편의성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이후 IT기업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4000여개였던 지그재그의 입점 브랜드는 반년 만에 2500여개 증가한 6500여개가 됐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월 사용자는 370만명에 달한다.

 

[자료=와이즈앱·리테일·굿즈 ]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역시 지난해 거래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 거래액은 7000억원으로 2020년 3800억원에서 84% 급증했다. 2018년 3월에 론칭한 에이블리는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에서 한국인이 많이 쓰는 전체 쇼핑 앱 기준으로 쿠팡, 11번가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브랜디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버티컬 커머스 앱 개발에 집중하는 ‘앱스 전략’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재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와 남성 쇼핑 플랫폼 ‘하이버’, 육아 앱 ‘마미’ 등을 선보였다. 브랜디가 운영 중인 3가지 앱의 합산 다운로드 수는 2400만에 이르며,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넘겼다.
 
브랜디는 따로 연거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거래액은 5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올해 연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디가 선보인 하이버는 매년 누적 거래액이 200% 이상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론칭한 육아 앱 마미도 유아동 의류 시장에 진입한 지 100일 만에 월 거래액 1000% 성장세를 기록했다. 브랜디는 2025년까지 50개의 버티컬 커머스 앱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패션 넘어 뷰티‧리빙‧라이프 등 신규 카테고리 확장
작년 5월 SSG닷컴에 인수돼 신세계그룹에 편입한 W컨셉의 뷰티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매출이 153% 신장했다. 그중 신규 입점 브랜드에서 나온 매출이 전체 뷰티 매출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지크’, ‘롬앤’과 같은 인디 브랜드는 물론, ‘연작’, ‘헤라’ 등 프리미엄 화장품 품목까지 고르게 인기를 끌었고 제모기, 고데기 등 뷰티 가전용품도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이어 남성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신규 입점한 브랜드 중 상위 10개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60%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마일웨어, 리커버리슈즈, 플리스 등 활동성이 높은 아이템을 시즌별로 선보인 신규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W컨셉은 지난해 높은 성장세를 보인 뷰티, 패션 등 특화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한편, 전반적인 영역에서 ‘루키 브랜드’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탄탄한 생산 기반을 갖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신규 브랜드를 다양하게 입점시킬 예정이며, 뷰티 부문에서는 입점 브랜드를 올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에이블리도 2021년 3월 론칭한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이 론칭 9개월여 만에 4300% 증가하며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클리오, 에스쁘아, 롬앤, 삐아,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기초라인부터 색조 메이크업, 헤어 및 보디케어, 프래그런스 상품까지 탄탄한 뷰티 카테고리를 구축하고 있다.
 
매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라이프 카테고리의 지난해 12월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문구 분야 대표 주자 리훈, 모트모트부터 삼성전자, 인스탁스 등 대형 디지털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라이프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홈데코와 핸드메이드, 문구‧취미 등 세부 카테고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브랜디도 지난해 4월 뷰티 카테고리를 신설했으며, 의류 외에 홈데코, 핸드메이드, 문구류, 럭셔리, 스포츠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다.
 
지그재그 역시 고객 수요에 따라 뷰티와 리빙 등 신규 카테고리를 선보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뷰티와 리빙 카테고리를 신설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뷰티 카테고리는 이르면 1분기 내 정식 카테고리로 론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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