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법적 요건 못 갖췄는데...與, 2년 만에 꺼낸 추경 '긴급명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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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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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후보 "당선시 50조원 이상 긴급재정명령 서명"

  • 이해찬 전 대표, 코로나19 초기 발동 제안했다가 퇴짜

  • 헌법 제76조 '내우·외환'·'국회 소집 어려울 때' 등 규정

  • 현 오미크론 대확산, 명령권 발동 상황인지 의견 분분

  • 대통령 통치행위도 기본권 제한 땐 위헌 시비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년 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은 '긴급재정명령권'을 재차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2일 공개된 지역민영방송협회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당선 시 50조원 이상의 긴급재정명령 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과 31일에도 잇달아 긴급재정명령 발동 계획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주장한 긴급재정명령권은 내우외환 등 상황과 국회 집회가 어려운 때에만 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지난 2월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①오미크론 대유행, 내우외환에 해당하나

이 후보가 재차 꺼낸 긴급재정명령권은 대통령이 재정·경제상 위기로 긴급 조치가 필요할 때 국회 승인 없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헌법상 권한이다. 그런 만큼 권한 발동을 위해서는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헌법 제76조 1항)'가 선행해야 한다. 민주화 이후 긴급재정명령권이 발동된 때는 딱 한 차례로,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시행한 때다. 

이 후보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추가 편성이 힘들 경우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의 오미크론 확산을 두고 내우외환·천재지변 해당 여부를 둘러싼 의견은 분분하다. 학계에서는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을 점친다.

②'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는 상황인가

헌법 제76조 1항에 명시된 대로 현 상황이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인지도 불분명하다. 이 전 대표가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을 제안한 지난 2020년 2월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여서 국회가 폐쇄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국회 문이 닫힌 상황도 아니다. 국회가 문을 열 수 없을 정도의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군다나 여야는 3일부터 추경안 심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③긴급재정명령권 발동, 통치행위인가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하면 사후 위헌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이 통치행위에 해당하지만, 대통령의 통치행위도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YS의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을 '정당한 통치 행위'로 인정했지만, 명령권을 발동할 때 해석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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