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에서 '어머니' 언급하며 눈물... "공정한 세상이 정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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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수습기자
입력 2022-01-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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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동 특혜의혹'에는 "억울해서 피를 토할 지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즉석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자신이 어린시절을 보냈고 정치적 고향인 성남을 찾아 가족 이야기를 하며 흐느꼈다. 자신이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바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며 '초심'을 되새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으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을 찾아 "이곳이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지난 1976년 2월 비 오는 새벽에 이곳을 걸어 올라왔는데 길이 진창이라 신발이 자꾸 벗겨지고 걸어 다닐 수가 없는 곳이었다"며 "아버지는 청소 노동자로,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에서 대변 20원, 소변 10원을 받으며 제 여동생과 함께 화장실을 지켰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후보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다"며 "그래도 행복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그때 함께 일하던 사람들,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 속에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며 "국가가 할 일이 무엇이냐.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많은 사람이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장사가 안되는 사람에게는 장사할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정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함께 잘 사는 세상, 좌절해서 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내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세상을 여러분은 만들고 싶지 않냐"며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제가 탈출한 웅덩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화장실을 지키며 아들이 잘되기만 바랐던 어머니께 거짓말하고 스물다섯 나이에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며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많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이곳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여전한 숨결이 남아있다"며 "제가 우리 가족, 형제, 또 나와 함께 공장에서 일한 수많은 사람들,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 다해 일한 그 많은 사람을 위해서 지금보다 몇 배, 수십 배 더 열심히 하겠다"고 흐느꼈다.

형수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재차 해명했다. 이 후보는 "(형이) 어머니 집에 불을 지른다고 협박하니 어머니가 저한테 먼저 전화했다. 그게 시작이었다"며 "(형님 내외가)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하겠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에게 어머니는 하늘"이라며 "화가 나서 전화해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따졌다. 하지만) 이런 철학적 표현도 이해 못 한다고 저를 조롱했다. 그래서 제가 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욕한 거는 잘못했다"며 "공직자로서는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제가 인덕이 부족했다. 이제 어머니도 이제 떠나셨다. 형님도 떠나셨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의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으시라"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을 향해 호소했다. 

이밖에 이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수년을 싸워 악착같이 성남시민의 이익을 챙겨줬더니, 그걸 뺏어 먹으려고 하던 집단이 '너 왜 다 못 빼앗았어'라며 저를 비난한다"며 "얼마나 억울한지 정말 피를 토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적떼들이 훔친 물건을 동네 머슴 몇이 가서 도로 빼앗아 왔는데, 손이 작아 다는 못 빼앗았다. 도둑들이 변장하고 나타나 '저걸 남겨뒀더라. 머슴 한 사람이 하나 집어먹었다더라. 이재명이 나쁜 놈'이라고 한다"며 국민의힘을 '산적떼', '도둑'에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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