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부처' 틱낫한 스님 열반...향년 9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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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01-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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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을 이용해 행복 느낄 수 있어" 명상 수련 강조

  • 달라이 라마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애도 메시지 잇따라

세계적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다. 사진은 틱낫한 스님이 지난 2003년 3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 4대 생불, 살아있는 부처로 존경받아온 틱낫한 스님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다.
 
1월 22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중부 도시인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별세했다. 그가 프랑스에 세운 불교 명상공동체 플럼빌리지 사원은 틱낫한 스님이 이날 자정에 입적했다고 고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밝혔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시인이자 교사, 평화운동가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꼽혔다.
 
틱낫한 스님은 1926년에 태어나 23세의 나이에 승려가 됐다. 영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했던 그는 1960년대 초반 미국 프린스턴대와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불교와 관련된 강의를 했다.
 
지난 1963년 고국에 돌아온 뒤 반전운동에 참여했다가 남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다. 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며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고인은 생전에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만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틱낫한 스님에 감명한 킹 목사가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그는 서방세계에 불교를 널리 알린 인물이다. 프랑스에 플럼빌리지 사원을 세운 뒤 줄곧 마음의 수련과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틱낫한 스님은 "고통을 받는 법을 알게 되면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고통을 이용해 행복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고 설파해왔다.
 
고인은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2018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는 사후에 시신을 화장해서 전 세계에 있는 플럼빌리지 명상 산책로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틱낫한 스님의 열반 소식이 전해지자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트위터에 공유된 메시지를 통해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라고 지칭했다. 이어 달라이 라마는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과 자비로움이 내면의 안정에 도움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추구함으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진실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언론사들도 틱낫한 스님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애도의 뜻을 전했다. AFP통신은 고인을 “서구에 마음챙김을 소개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승려”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CNN은 “평화운동가로서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했다”고 고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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