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올해 들어 투자·기술 경쟁 한층 격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올해 400억∼440억 달러(약 47조5000억∼52조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TSMC의 투자 규모인 300억 달러를 100억 달러 이상을 웃도는 역대 최대치다.

TSMC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맞서 시장 2위인 삼성전자도 대규모 증설과 초미세 공정기술로 TSMC를 뒤쫓고 있다.

 

대만 TSMC, 삼성전자, 미국 인텔이 파운드리 3강 체제를 구축,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각 사]

◆TSMC, 세계 점유율 1위에도 '안심 못 해'...2·3·5나노 미세공정 경쟁 치열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작년 3분기 기준)은 대만 TSMC가 53.1%로 압도적인 1위다. 뒤이어 삼성전자가 17.1%로 2위인데 양 사의 격차는 3배 이상 벌어져 있다. 

전체 시장 점유율에선 TSMC가 독보적이지만,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이하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와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나노 공정의 숫자가 줄어드는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반도체의 효율은 높아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든다. 현재 전 세계에서 5나노 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며, 양사는 현재 3나노대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공언한 TSMC는 올해 투자액 가운데 70~80%를 2·3·5·7나노 등 초미세 공정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TSMC는 최근 설명회에서 올해 하반기 3나노 양산 계획을 밝혔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의 3나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은 줄이고 소비 전력은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높인 신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TSMC보다 한발 먼저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셈이다.

3나노 반도체는 주로 인공지능(AI), 5G,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에 활용될 예정으로 AMD, 퀄컴, 애플,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주요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이미 애플이 내년에 TSMC가 생산하는 3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첫 제품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TSMC는 3나노에 이어 2나노 공정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2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신규 공장 용지 확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작년 10월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에 2나노 제품 양산 계획을 밝히는 등 양 사의 초미세 공정 경쟁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열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TSMC가 첨단 공정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 발 빠른 설비투자를 갖춰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계속 벌리는 동시에 기술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인텔, 파운드리 재진출 공언했지만···뒤늦은 설비투자 숨 가빠

이런 와중에 한때 '반도체 왕국'이었던 미국 인텔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연일 숨 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작년 3월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에서 'IDM 2.0' 비전을 발표,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공언했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전환에 실패하고 2018년 파운드리 시장에서 공식 철수한 지 3년 만이었다. 인텔은 7나노급인 '인텔4'를 거쳐 2025년에는 1.8나노급인 '인텔 18A'를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이런 비전을 현실화하기엔 아직 인텔의 파운드리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파운드리는 설비를 증설하고 기술력을 확보해 완전한 생산 능력을 갖출 때까지 최소 몇 년 이상이 걸린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텔은 업계 선두주자인 TSMC와 밀월 관계를 당분간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겔싱어는 지난해 12월 13일 대만을 찾아 TSMC 경영진을 만났다. 겔싱어의 첫 아시아 방문으로, TSMC의 3나노 초미세 공정을 활용, 인텔의 차기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인텔은 '텃밭'인 미국 내에서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텔은 현재 총 200억 달러(약 24조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파운드리 2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 등이 접목된 '메가 팹(Mega fab)'을 오하이오주 주도인 콜럼버스 인근에 건설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 금액만 200억 달러(약 24조원)에 이르고, 총 투자 금액은 1000억 달러(약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자료=트렌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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