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간 C레벨 4인 중심 조직... 권력·보상 집중 부작용
  • 작년 팀장급 직원 자살로 변화... 최측근→외부인 경영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내정자(오른쪽)와 김남선 CFO 내정자. [사진=네이버]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전면 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6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네이버에서 근무하던 40대 팀장급 개발자가 오랜 기간 임원의 폭언, 과중한 업무 지시 등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이었다.
 
이 GIO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책임은 전적으로 네이버 경영진에게 있다고 인정했다. 네이버는 한성숙 최고경영자(CEO)와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였다.
 
최 COO와 박 CFO는 1999년 네이버에 합류한 창립 멤버다. 이 GIO가 삼성SDS에 재직할 때부터 알고 지낸 최측근으로 손꼽힌다. 채 CCO 또한 2000년부터 네이버에 몸담으며 홍보와 대관, 인사, 마케팅 업무를 총괄해왔다. 한 CEO는 이들보다 늦은 2007년에 네이버에 합류했지만 포털 네이버를 PC에서 모바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2017년에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네이버가 매년 성장하고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소수 경영진에 권력과 보상이 집중되다 보니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초에 있었던 성과급 논란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네이버는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으나 그에 대한 성과급은 2019년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되고 연봉 인상률도 기대 이하로 낮게 결정되자 직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전 직원에게 주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관련해 일반 직원과 경영진 간 지급 규모가 최대 1000배가량 차이 난다는 불만이 나왔다. 결국 이 GIO는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들에게만 자사주를 지급하는 ‘스톡그랜트’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다. 
 
팀장급 직원의 자살 사건 또한, 최 COO가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의 입사를 반대한 직원들의 목소리를 묵살한 결과였다.
 
올해 네이버의 리더십은 창사 23주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오는 3월 1981년생(만 40세)인 최수연 글로벌사업부 책임리더가 네이버 CEO에 오른다. 현 대표를 잇는 두 번째 여성 CEO이자 역대 가장 어린 네이버 수장이다. 1978년생인 김남선 책임리더는 CFO에 취임한다. 두 내정자는 기존 경영진과 비교하면 사실상 외부인이라는 점에서 이 GIO의 파격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대표 내정자는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법조인 경력을 쌓은 뒤 2019년 말 네이버에 재합류해 근무 기간이 6년 정도에 불과하다. 김 CFO 내정자 또한 2020년에 입사해 근무 기간이 2년 정도로 짧다.
 
업계 관계자는 “최측근 경영을 해온 이해진 GIO로선 큰 도전”이라며 “이해진 GIO는 미래 네이버를 이끌 젊은 리더십을 늘 고민해왔고, 두 내정자 영입은 그 결과물이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등으로 인해 내정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CEO는 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해외 커머스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 CFO는 오는 3월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에 취임한다. 채 CCO는 부사장직을 유지하면서 새 경영진의 대외 활동,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업무를 지원한다. 최 COO는 네이버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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