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경영 효율성 우려 커...민간 기업 확산 이어질 것"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7월부터 공공기관들은 이사회에 노동이사 1명을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 노동계는 지배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고 보지만, 재계는 결국 해당 제도가 민간기업으로 넘어와 경영권을 침해하고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경영 효율성을 저해시킬 거라고 우려한다. 

17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이 노동자 대표의 추천이나 동의를 받은 비상임 이사 1명을 이사회에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노동이사 자격은 3년 이상 재직 근로자로 임기는 2년이다.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지난 11일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시행 시기는 공포일로부터 6개월 이후인 올 7월이다. 해당 제도가 도입될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36곳과 국민연금공단 등 준정부기관 95곳(통폐합된 한국광해관리공단 제외) 등 총 131곳이다.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일부 금융 공공기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은 노동이사제 도입이 기업의 의사를 결정하는 데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때로 구조조정 등 노동자의 의사와 다른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은 "특정 집단·계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 이사회에 들어오면 올바른 의사 판단이 될 수 없다"며 "법적으로 이사회는 투자자가 들어오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권 같은 경우는 노조가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라고 압박을 넣고 있어 이 제도 도입이 (민간기업까지 제도가 적용될)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노동계에서는 이런 입장이 기우라는 반응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잘못된 의사 결정을 방지하는 효과가 크다"며 "이사회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인데, 그 전에 정관도 개정해야 하고 시행령도 손봐야 한다"고 법 개정에 따라 연착륙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노동이사제가 당장은 공공기관에만 적용되는 상황이지만 민간기업에 적용될 가능성도 큰 만큼 예의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법무법인 세창)은 "지금은 공공기업에 먼저 적용이 되지만 조만간 민간기업까지 옮겨갈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기업 운영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개별 기업들에게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진 것은 맞다"며 "법 시행이 되고 나서 해당 제도를 분석할 수 있겠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걱정거리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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