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2022년 금융권, 가상자산과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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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이 가상자산거래소 포블게이트 대표
입력 2021-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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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이 포블게이트 대표[사진=포블게이트]

지난 2017년 12월 8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최초로 비트코인(Bitcoin) 선물 거래가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난 18일에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중 한 곳인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 비트코인 선물이 상장되었다. 비트코인이 금융권 시장에 들어서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일반적으로 선물은 현물보다 리스크가 크고, 선물과 옵션은 현물에 대한 리스크 헤지(Hedge) 기능을 가지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비트코인은 2018년 1월 2888만원대에서 연말 356만원대까지 87% 이상 떨어지게 된다. 2019년 고점 1680만여원, 2020년 3200만여원, 2021년 8270만원대를 기록하였다. 그렇다면 이 기간 동안 세계 금융권에서는 어떤 일들이 발생한 것일까?

2017년 9월 12일 바클레이스가 주최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세계 최대 IB은행 중 한 곳인 JP모건의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했지만 같은 해 11월 24일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물보다 리스크가 큰 시장이 바로 선물시장이다. 그렇다면 다이먼 회장은 현물을 사기라고 하면서 왜 선물시장에 참여를 하려고 했을까? 그건 CME에 비트코인 선물이 상장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8년에는 비트코인이 87% 이상 떨어졌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많은 이익을 보았을까? 그건 아마도 금융권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다이먼 회장이 선물 추진을 하면서 과연 현물을 그냥 놔두진 않았을 거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든다. 글로벌 IB가 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인한 추측이다.

2018년 말 이후 비트코인은 25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탈중앙화를 이념으로 하는 비트코인의 성향상 개인들이 모여 이룰 수 있는 수준 이상인 것이다. 이렇듯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2021년 2월 19일 대한민국의 반대편에 있는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었다. 첫날 무려 1800억원어치가 거래되었다. 8개월 뒤인 10월 19일 미국에서 첫 비트코인 선물 ETF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2021년 9월 24일을 기점으로 모든 가상자산 사업자는 반드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하고 3개월 내에 신고수리를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전환점이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곧 비트코인 ETF 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금융권에서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을까? 아직은 힘들다고 판단된다. 국내 금융권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특히 은행은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할 때 과연 금융권은 전 세계적으로 밀려올 새로운 금융에 대해 어떠한 준비를 해야 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금융권은 새로운 상품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다. 상품 설계, 판매, 리스크 관리부터 보고 체계까지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만 신규 상품 취급이 가능하다. 아직은 우리나라 금융권의 체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2022년부터 차곡차곡 준비를 한다면 2020년 세계 무역 순위 7위의 위상에 맞는 금융체계를 갖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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