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원발 건전성 착시효과 계속…리스크 부실 폭탄 ‘재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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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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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장기화 속 기업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음에도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착시효과’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로나 금융지원을 위한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즉각적인 ‘한계기업 걸러내기’가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전체 채권에서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3분기 말 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전분기 말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0.51%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가 본격화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4%포인트 개선된 수치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여신 역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1%(1.09%)를 웃돌던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꾸준히 하락해 올 들어 1분기 0.89%, 2분기 0.76%, 3분기 0.72%로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금융지원 영향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실징후기업 숫자(평균 158곳) 역시 코로나 이전(평균 200곳)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문제는 내년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금리 인상까지 속도를 낼 경우 그간 보이지 않던 부실이 확대돼 국내 경제 전반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코로나19 등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자영업자 등에 대해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는 등 조치를 6개월씩 총 3차례에 걸쳐 시행해왔다. 현재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의 혜택 등을 받고 있는 대출 규모는 355조2000억원(총 60만건)에 달한다. 그러나 내년 3월을 기해 추가 연장은 없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직접적인 수치로는 가늠되지 않고 있지만 기업들의 부실 확대 가능성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전경련이 자산총액 500억원 이상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한계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17.8%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로, 100개 기업 중 18곳은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숙박·음식점 업체 중 절반가량이 ‘한계기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 또한 기업부채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지원조치가 장기화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가 큰 폭 증가했고, 장기유예 차주의 부실누적 등 문제가 우려된다”며 “유예된 자영업자 부실이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금융권 안팎에서는 부실채권(NP)시장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부실채권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부실채권 투자·관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곳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이 부실채권 투자전문회사(우리금융F&I)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NPL시장 공략을 선언한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언급한 대로 내년 3월 중 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이 종료된다면 그에 따른 부실채권이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또다시 추가 연장에 나설 경우 정상화로 복귀하는 길이 더욱 험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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