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외국인' 솎아내라" 중국, 자본 거래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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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12-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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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국인, 홍콩 우회 투자 엄격 제한...시장 안정화 기여

  • '가짜 외국인' 늘어난 건 장외 신용 융자 거래와 연관

  • A주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다만 증권 종목은 일시적 타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당국이 본토와 홍콩 자본시장 간 거래 메커니즘을 뜯어고치는 등 규제 칼날을 빼들었다. 중국 자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20일 중국 증권매체 증권일보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17일 '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 거래 메커니즘에 관한 개정안'을 발표해 공개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개정안에는 내국인은 후강퉁·선강퉁(홍콩거래소와 상하이·선전거래소 교차 거래 시스템) 투자자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명확하게 제시, 내국인의 거래 행위를 규범화하고 이른바 '가짜 외국인'을 엄격히 관리·감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가짜 외국인이란 내국인이 홍콩에서 증권 계좌를 개설하거나, 후·선강퉁을 통해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북향자금 거래 권한을 취득해 A주(중국 본토 증시)에 거래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중국은 
지난 2014년 후강퉁 제도를 시행한 이후 중국인 투자자들은 홍콩증시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게 됐고,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도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증시 A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2016년 외국인들이 중국 본토 기술주에 투자할 수 있는 선강퉁도 개통했고, 이후 선·후강퉁 채널을 통해 외국인 자금이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짜 외국인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가짜 외국인이 늘어난 건 장외 신용 융자 거래(配資, 페이즈)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국은행연구원의 량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본토 시장에서 장외 신용 융자거래는 거래 비용이 높은 데다, 수단도 제한적이라서 문턱이 매우 높은 반면, 홍콩 시장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고, 비용도 본토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홍콩 증시로 우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짜 외국인의 거래 규모가 극소수에 불과해 이번 중국 당국의 자본 시장 규제가 A주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증감회에 따르면 가짜 외국인의 거래 규모는 전체 북향자금의 1%, 거래 건수가 170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증권주에 일시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이날 중국 증시에서 증권 관련 종목은 1%대 낙폭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중국국제자본공사(601995, SH), 동방증권(600958, SH), 광발증권(000776, SZ)의 주가는 오전장에서 1~2% 미끄러졌다.

중국 당국이 가짜 외국인에 대한 규제 칼날을 빼든 건 최근 중국 당국이 자본 거래에 대한 규제에 따른 것이라고 증권일보는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폐막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주식발행등록제를 전면 시행하는 등 자본시장 자원의 효율적 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증감회는 후·선강퉁 개통 이래 중국 자본 시장은 안정적으로 운용돼왔다며 자본 시장의 쌍방향 개방, 외자 유입 등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자본 시장의 국제화는 물론 앞으로의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12거래일 연속 이어졌던 외국인의 중국 주식 순매수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북향자금은 61억 위안(약 1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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