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H '주민반대에 계획철회'... 주민들은 '아파트 짓는 지도 몰라'
  • "이주 대책 없이 수용당한다" 뜬소문...퇴직 공무원 등 유포, 일부주민 반대
  • 군청-군의회, 일부 주민 주장을 전부로 포장 결의안 채택, 중앙정부에 공문 발송
[아주로앤피]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 [사진=연합뉴스]

'양평군 공흥리 885번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온갖 특혜를 받은 개발사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주소지다. 맹지나 다름없는 야산을 헐값에 사들인 뒤 아파트를 지어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양평군 공흥리 456-20번지 일대는 LH가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을 추진했던 곳이다. LH의 사업은 양평군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 LH는 5년이나 사업에 공을 들였고, 사업부지를 옮기는 등의 차선책까지 제시했지만 끝내 뜻을 접어야 했다.

LH가 떠난 곳에서 채 8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아파트 개발허가를 신청해 1년만에 승인을 따낸 최씨.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간곡했던 최씨의 소원을 '온 양평군이 나서서 도와 준'  걸까?

 

지난 2011년 7월 18일 LH의 국민임대주택건설 사업계획이 취소됐다. [자료=김민성 기자]

 
이해가 안되는 양평군

지난 2006년 LH는 양평읍 공흥리 456-20번지 일대를 대상으로 625세대의 국민임대주택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공식적으로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발로 인해 LH가 스스로 철회한 것이다. (2011년 7월)

LH는 차선책으로 인근의 다른 토지(공흥리 595-24번지 일원)을 제시해 주민설명회까지 가졌지만 양평군은 요지부동이었다. 시가지 인근에는 못짓는다는 것이 양평군의 입장이었다.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상을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결국 LH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을 포기했다. 

그런데, LH가 양평을 떠난 직후 인 2011년 8월말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은순 씨는 양평군에 양평읍 공흥리 산84-2번지 일대 2만2000㎡를 개발하겠다는 도시개발신청을 낸다. LH가 사업계획을 냈다가 철회한 곳에서 딱 800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누가봐도 허가가 나올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최씨가 신청한 땅은 맹지나 다름 없은 곳으로 얕으막하긴 하지만 산지여서 아파트를 지으려면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해야하는 곳이었다. 평지에 자리잡고 있고 이미 마을이 형성돼 있는 곳, 즉 LH가 아파트를 지으려 했던 곳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곳이었다. 
 

최은순씨는 뒤에 보이는 야산을 깍아서 아파트를 지었다. [사진= 네이버 로드뷰]


놀랍게도 최씨가 낸 신청서는 1년만에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기업인 LH는 5년 동안이나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었는데 최씨가 낸 신청은 1년, 더 정확히는 10개월여만에 받아들여졌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경우라는 반응이다. 통상의 아파트 건설허가도 그보다는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시기반시설 등을 갖춰야하는 경우라면 건설허가는 2년은 걸린다고 봐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로 꼽니다. 1년만에 나왔다는 것은 각종 인허가에 걸리는 기간을 최단기간으로 뽑았을때 가능한 시간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자료=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실]

업계관계자는 “보통 민간사업개발은 승인까지 2~3년 정도 걸린다”며 “최씨의 사업계획을 불과 1년 만에, 그것도 얼마 전 주민반대로 개발사업이 취소된 땅에 민간개발사업을 승인했다는 것은 관계기관과의 교감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의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주대책 없이 수용당한다"던 헛소문

그런데, 최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최은순씨의 아파트 개발사업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LH의 사업철수가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지역주민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마이뉴스(13일자)는 지역주민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2010년 무렵 양평에는 아파트가 거의 없어 주민들은 아파트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면서 "양평군이 LH(당시 주택공사)의 이미지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반대한 사람은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아주로앤피가 접촉한 지역주민들도 "주공아파트가 들어온다는 것은 들었는데, 사업을 포기한 일이 있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양평읍 내에만 해도 여러 곳에 LH아파트가 있는데 주민반대로 중단된 단지가 있는지는 몰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주민반대'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011년 양평 공흥3리 마을 입구에 걸린 현수막 [사진=동부중부신문] 


아주로앤피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당시 양평읍 공흥리(정확히는 공흥 3리 마을회관 인근 3~4블럭) 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 일부 반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  2008년~2011년 사이에 지역신문에는 2~3년마다 한두건씩 지역주민들이 반대를 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고, 지역주민이 내건 플랜카드 사진이 함께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몇몇 지역유지들이 '헐겂에 수용이 된다', '이주대책도 없다더라'라는 헛소문을 퍼뜨려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퇴직 군청 고위직 공무원이 반대운동을 주도했다고 증언하는 전직 기자의 전언도 확인된다. 

아주로앤피 취재결과 일부 주민들은 당시 그들이 퍼뜨린 '헛소문'을 사실로 믿고 있기도 하다. 자신은 임대주택 짓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데, 원래 살던 주민들을 내쫓으려면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농지법 위반, 한강보전법 위반... 도대체 어떻게 허가가?
여론을 조작해 가며 지어진 최씨의 아파트 단지...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최씨의 아파트 단지는 애시당초 지어질 수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평군과 같이 한강수계 상류지역(특별수질관리지역)은 하수종말처리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이 들어서 있는 곳에서만 아파트 같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800㎡이상은 지을 수 없는데 최씨가 지은 아파트는 도로와 공원을 빼더라도 1만6000㎡에 달한다. 

건설 당시 양평군은 최씨의 회사에 사설하수처리시설(개인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물론 편법으로 법에는 어긋난다. 하지만, 이 조건마저 아직 지키지 않고 있다.   

최씨가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있다. ESI&D는 2006년 12월 6일 공흥지구 일대 임야 1만6550㎡를 샀다. 같은 달 28일엔 최씨가 개인 명의로 농지 2965㎡를 매입했다. 이때 최씨는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제출하며 매입목적을 ‘농사’라고 밝혔다. 

같은 해 8월, 양평군은 ‘2020년 양평군 기본계획’을 세우고 외부에 공개했다. 양평군이 도시개발계획을 공개한 지 4개월 만에 농사를 짓겠다며 개발 가능성이 높아진 지역을 사들인 것이다.
 
이후 최씨는 2011년 농지 46㎡를 추가로 매입하며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계획서엔 “현재 농업기계가 없고 영농경험도 없다”고 작성했다. 지난 2006년 농사를 짓겠다며 공흥지구 일대 농지를 매입했으나 5년 동안 전혀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지법 제6조 1항은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씨가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경찰, 윤 후보-장모-양평군 연결고리 찾는 데 집중

최씨의 아파트가 들어설 때 양평군수는 현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그는 지금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과연 그는 어떤 이유에서 최씨의 개발사업에 이토록 많은 특혜를 주었을까? 그리고 그 특혜는 군수 혼자서 가능했던 일이었을까? 헛소문 유포와 같은 것도 군수의 힘이면 가능했을까?
 
최근 경찰은 공흥지구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고 최씨를 입건했다. 이후 이 사건은 중대성을 고려해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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