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배달시장] 속도경쟁 가열, 일할수록 손해...배달기사 처우 개선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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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1-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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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라이더 “단건배달, 주문 늘수록 손해...프로모션↓ 기본 수수료↑”

  • 라이더 노조 “7년째 배달비 동결로 수입 급감, 인상 필요해” 파업 예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배달의민족 파업 절차 돌입에 대한 노동조합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



배달앱 업체 간 ‘단건 배달’ 속도 경쟁이 배달 라이더들에게 근무환경 악화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배달 건수가 곧 하루 수입을 결정짓기 때문에 라이더들이 무리하게 과속 운전을 해서라도 수익을 극대화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어서다.

업계 안팎에선 배달 라이더에게 최소 운임을 보장해 속도 경쟁과 장시간 노동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배달 라이더 노조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의 지나친 속도 경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배달 라이더들이 급증하고 있다.

배달앱들은 소비자 편익을 위해 ‘단건 배달’을 내걸고 있지만, 라이더 입장에서는 단건 배달은 기존 ‘묶음 배달’보다 시간당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단건 배달은 3~5건을 묶어 배달하는 묶음 배달 방식보다 15~20분가량 속도가 빠르다. 소비자는 배달 음식을 빠르게 받을 수 있고 점주에게는 재주문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고급 서비스인 만큼 배달요금도 올려 받아야 하지만 배달 플랫폼은 시장 경쟁력을 위해 정가 요율을 받지 않고 있다.

대신 배달앱은 라이더 독려 차원에서 배달이 급증하는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대, 비나 눈이 오는 날씨에 맞춰 추가금을 얹어주는 게 고작이다.

이렇다 보니 결국 라이더들은 단건 배달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위험한 과속 운전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라이더 노동자들은 배달앱이 속도 경쟁을 부추기는 프로모션을 줄이고, 기본 수수료를 올리는 방향으로 현재의 단건 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색내기 프로모션'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단건 배달 도입 당시 기본 배달비를 업계 최고 수준인 5000원으로 내걸고 주문량·시간·거리에 따라 할증을 붙여 장마철에는 건당 2만원이 넘는 배달비를 지급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배달비를 2500원으로 내리고, 거리 할증도 기존 100m당 100원에서 70원으로 줄였다.

상황이 악화되자 라이더들은 기본료 인상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까지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의민족 지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은 지난 7년간 65% 올랐으나 기본배달료는 여전히 3000원”이라며 “배민1(단건 배달 서비스)으로 기존에 여러 건을 묶음 배송했을 때와 환경이 달라졌지만 기본배달료가 그대로인 탓에 정책 변화의 고통을 라이더가 모두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달앱 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라이더 노조는 협의 결렬 시 오는 2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진행하고 추후 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피크시간대에만 프로모션 비용을 주고 일반 시간대엔 가격을 대폭 깎아서 안정적인 소득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배달 앱 업계의 프로모션이 아니더라도 배달 라이더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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