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 일상 무너뜨리는 범죄”
  • “피해자 지원할 컨트롤타워 절실”


22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스토킹 처벌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22년의 세월은 그간 스토킹에 꽂히던 사회적 시선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시간에는 스토킹을 범죄가 아닌 ‘연인 관계 사이의 일’ 등으로 치부해왔던 우리 사회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과거를 뒤로 하고서야 스토킹 처벌법은 지난 10월 22일 시행됐다.

스토킹이 범죄로 인식되지 않았던 지난날에도 스토킹 범죄를 주시해왔던 사람이 있다. 법무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이용우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1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 일상회복과 사회복귀까지 끝까지 도와야 진짜 피해자 보호”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스토킹 범죄에 대해 정의하자면.

"‘일상을 파괴하는 범죄’다. 센터 측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스토킹 범죄는 대개 6개월에서 1년간 지속된다. 십수년 등 장기간 스토킹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스토킹 기간이 짧든 길든, 피해자에게 그 트라우마는 평생 간다. 학교나 직장도 가지 못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데 치명적인 지장을 겪는다. 피해자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어쩌면 평생 ‘누가 자신을 감시하거나 해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에 떨어야 한다. 가해자 붙잡힌다고 다가 아니다."

-최근 ‘김병찬 스토킹 살인 사건’ 등 사례에서 보완돼야 할 점이 있다면.

"피해자가 일단 스토킹으로 경찰에 신고하면 충분히 스토킹 피해자로 대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피해자 신변보호 장치인) 스마트워치를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위험한 상황이 되면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라’거나, 가해자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의 대응으로는 부족하다. 가령 각 경찰서마다 피해자 전담관이 있는데, 이를 통해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스마트워치 담당관과 가해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가해자 관리가 피해자 보호로 이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스토킹이 사적인 감정에서 출발하는 만큼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해 피해자에게 접근할 의사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스마트워치나 접근금지 명령을 하면 오히려 가해자들은 소위 ‘약이 오른다.’ 경찰이 스토킹 가해자를 대처하는 방법을 교육받고 그들을 관리하는 제도를 병행하면 피해자 신변보호가 보다 효과적으로 되지 않을까 한다. 접근 금지 명령은 최소한 경각심을 줄 순 있어도 그뿐이다." 

-스토킹 피해자에게 어떤 지원이, 어떤 절차로 이뤄지나.

"심리치료, 생계비·이사비 지원, 취업 지원, 장례비 지원까지 제공된다. 스토킹을 비롯한 범죄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심리치료를 받기 머뭇거린다. 비용도 문제지만 심리치료에 부정적인 시선도 문제다. 전국 구 단위에 심리 치료소를 지정, 피해자들에게 심리치료를 받으러 가라고 안내한다. 비용은 전액 센터가 부담한다. 심리치료 기록이 남는 것을 꺼려하는 피해자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보험 처리도 한다. 검찰·경찰 등에서 피해자에게 센터를 소개하면 저희가 접수해 처리하는 식이다."


-검찰, 경찰 등으로부터 감지되는 피해자 지원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있나.

"과거에는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엔 수사기관도 피해자 인권에 굉장히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도외시됐던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알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지금은 작은 사건도 피해자를 지원해 달라고 검·경으로부터 연락이 많이 온다."

-그럼에도 정책·제도적으로 미비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은.

"피해자를 지원할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범죄별로 소관 부처가 달라 지원이 오락가락하니 피해자는 이중고를 겪는다. 예를 들어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여성가족부 산하 해바라기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다가 생계지원비를 받으려고 저희 센터에 온다. 피해자는 불편을 겪고 기관도 효과적·지속적인 지원이 불가능하다. 피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컨트롤타워가 있으면 피해자 회복 기회도 빨리 주어지고 기관도 비효율적 절차를 줄일 수 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뉴욕주 등에 국가 산하 피해자 지원 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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