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대출 심사에 AI 도입 활발한데…"데이터·전문 인력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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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12-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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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8월까지 8개 국내 은행 대상 '인공지능 도입상 주요 애로사항' 설문조사 결과.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최근 국내 은행들이 신용평가나 대출 심사 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데이터와 전문 인력이 부족해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금융포커스'에 실린 '국내 은행의 인공지능 도입 현황과 경영 과제'에서 지난 5∼8월 4대 시중은행, 3개 지방은행, 1개 인터넷 전문은행 등 총 8개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중 7개 은행은 신용평가와 대출 심사에 인공지능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로 신용평점을 산출하고 금리 승인, 한도 세부 조정, 관련 오차 확인 등에 인공지능 기술이 유용했다는 평가다. 또 자금세탁이나 부정 대출 등 비정상적 패턴을 분석해 이상 거래를 판별하는 '리스크 모니터링'에도 인공지능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느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챗봇(가상은행원 포함)'을 택한 은행이 6개로 가장 많았다. 가상은행원을 포함한 챗봇은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용으로도 도입돼 상품 설명, 규정 관련 질문에 대응하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신용평가·대출심사, 그리고 금융자산 추천 및 관리, 디지털 마케팅 분야 순으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추천·관리는 사용자 로그를 분석하거나 타깃 고객군 설정을 통해 금융상품 판매를 지원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으로는 '데이터 부족'이라고 답한 은행이 25%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관련 전문인력 부족'(21%), '장·단기적 도입 전략 미흡'(13%), '규제 준수 부담'(13%) 등이 뒤를 이었다.

서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금융 분야 AI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공지능을 금융 규제의 틀 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특히 국내 은행은 도입하고자 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편향성, 성능, 보안성, 잠재적 피해 가능성 등을 정례적으로 자체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적으로는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학습데이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은행 자체 데이터는 거래 빈도가 낮거나 정제되지 않아 알고리즘 개발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고 외부 데이터의 경우 데이터 결합 과정이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은행은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인력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내 빅데이터 분석 및 알고리즘 개발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의 대부분은 IT기업 선호가 높아 전문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이 더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은행은 정책 변화와 담당자들의 인식을 감안해 인공지능 도입에 관한 장·단기 전략을 재점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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