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계 영김 의원 등 美행정부에 서한...한·미 동맹 등 안보 위협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임기말 강력하게 추진 중인 '종전선언'이 연이어 암초를 만났다.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위한 평화 계기로 삼았던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이 보이콧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에는 미 공화당 의원들이 종전선언을 반대하고 나섰다. 비핵화를 담보하지 않은 종전선언이 한·미 동맹 등 지역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8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서한에 대해 "현 체제의 법적‧구조적 변화도, 유엔사령부와 주한미군 지위에도 전혀 변화가 없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한국계인 영 김 의원 등 미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 35명은 7일(현지시간) 비핵화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종전선언은 지역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공동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서한을 통해 "북한은 대북 적대시 정책의 중단을 근거로 들어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영구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며 "적대행위를 끝내자는 선언은 북한이 핵 무기를 없애고 인권 문제에 있어 입증 가능한 개선을 이룬 후에 장기간 포괄적인 협상을 마치면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오늘 34명의 동료들과 비핵화와 인권에 대한 김정은의 확실한 보장 없이 진행되는 섣부른 종전선언이 불러올 위험성을 알리는 서한을 바이든 행정부에 보냈다"며 평화를 유지하려면 양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외교부, 종전선언 반대서한..."미국 내 다양한 의견" 일축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내 다양한 의견"이라고 일축하며 종전선언은 협상의 초기 단계에서 추진하는 정치적‧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은 동시에, 병렬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종전선언은 이에 대한 마중물로 활용하는 전술적 영역"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는 종전선언은 그 자체로만 끝나는 성과물이 아니라 대화 재개와 비핵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말했다.  

또한 외교부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전선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서한의 내용에 대해 "남북은 이미 2007년 10·4 선언과 2018년 4·27 선언을 통해 종전선언 추진에 합의했으며, 지난 9월 29일에는 김정은이 직접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을 대내외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국내에서는 의회 및 연구소 등을 포함, 종전선언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며 "미국 국내 여러 입장을 균형있게 다뤄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의회에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담은 한반도평화법안이 대표발의된 것을 강조했다. 그는 "브래드 셔먼 민주당 의원은 종전선언을 포함해 북한에 대해 외교적 관여를 촉구하는 한반도 관련 법안을 내기도 했다"며 "민주당 하원의원 23명은 북·미 대화의 신속한 재개와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미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9일 개최 '민주주의정상회의'...대규모 반중전선 규합할 듯 

다만,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대내외 상황 개선에는 난관이 예상된다. 전날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공식 선언한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외교적 보이콧은 개별국가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오는 9~10일 개최될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대중 견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1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는 사실상 미국의 대규모 반중전선 규합을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특히 전날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인 이날 호주도 동참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일본과 영국, 캐나다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을 중심으로 보이콧 선언이 잇따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도 이번 회의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민주주의 및 인권 증진과 관련한 성과를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까지 한국이 올림픽 보이콧에 참여할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문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참석여부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으며 결정이 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연쇄 보이콧 선언으로 문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종전선언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종전선언과 베이징올림픽은 직접 관계가 없다"면서 "한·미 간 협의가 주축이 돼 문안이나 시기, 참석자 등 여러가지 상황을 조율해오고 있으며 북한이 어떻게 호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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