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번엔 중동행...정상급 리더와 신사업 모색(종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21-12-06 18: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美서 귀국 12일 만에 UAE·사우디 잇달아 방문

  • 유럽 방문 이어 연내 또 해외출장 등 더 빨라진 ‘뉴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온 지 12일 만에 또다시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를 찾는다.

지난달 24일 미국 출장 귀국길에서 이 부회장은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터라 그의 잇단 해외 출장은 신사업 모색을 위해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위기 의식이 배인 것으로 보인다. 

6일 법무부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힌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한 이후 이날 밤 10시께 UAE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매주 목요일에 열리지만 이번주에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로 앞당겨져 다음 공판 기일(16일)까지 9일간을 활용해 빠르게 출장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그의 이번 출장 사실도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정부 기관에 제출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연이어 찾는다.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 트렌드를 확인하는 동시에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중동 출장을 통해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기에 새로운 도약을 추진 중인 중동 국가들과 교류를 확대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방한한 빈 자이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직접 소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해 6월 한국을 찾은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삼성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삼성의 핵심 의사 결정이 이뤄진 곳이다. 당시 사우디 측이 이 부회장이 제시해 온 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보임에 따라 승지원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에 화답하듯 그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 빈 살만 왕세자를 또 만났다. 두 사람의 계속된 만남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역점을 둔 이 부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 협력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 방문 당시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추석 연휴에도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도 중동의 정상급 리더들과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방문 이후 인접한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EUV 도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재계는 ‘뉴삼성’을 강조한 이 부회장이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외국을 찾아 글로벌 트렌드를 익히고 신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말에도 해외 출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2주간 서울중앙지법이 겨울철 휴정기라 이 부회장은 이 기간에 또다시 해외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열흘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최종 발표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