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과 11월 국내 증시가 글로벌 물류대란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이슈 등으로 조정 장세를 나타내면서 전환사채의 시가조정(리픽싱) 건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정된 금액도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리픽싱이 이뤄질 경우 발행되는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오버행 이슈와도 직결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국내 증시가 본격적으로 조정장세에 돌입한 10월과 11월 시가조정을 사유로 리픽싱을 공시한 CB는 총 99개였다. 이는 31건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35% 증가한 수치다.·
 
올해 10월 코스피 지수는 9월 말 3068.82에서 11월 말 2839.01로 7.48%(229.81포인트) 하락했으며 코스닥 지수 역시 1003.27에서 965.63으로 3.75%(37.64포인트) 내렸다. 반면 작년 같은 기간 코스피는 2327.89에서 2591.34로 11.31% 올랐고, 코스닥은 848.15에서 886.11로 4.47% 상승했다.
 
리픽싱을 통한 가격 하락 폭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리픽싱으로 가격이 조정된 폭은 -12.63%다. 지난해 -8.26%에 비해 약 5%포인트 증가했다.
 
종목별로 가장 크게 가격 조정이 이뤄진 CB 발행 기업은 비케이탑스다. 조정 폭 기준 상위 10개 CB 중 5개가 비케이탑스가 발행한 CB였다. CB별로 ‘비케이탑스8CB(사모/전환/풋)’가 7921원에서 4352원으로 -45.05%를 기록했고, 바이오스마트의 ‘바이오스마트12CB(사모/전환/풋)는 8802원에서 5344원으로 -39.28%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비케이탑스5CB(사모/전환/풋)’ -35.23%, ‘비케이탑스7CB(사모/전환/풋)’ -35.23%, ‘비디아이8CB(사모/전환/풋)’ -33.42% 순이다.
 
전환사채는 채권이지만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돈 대신 주식으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함께 ‘메자닌(Mezzanine) 채권’으로 불린다. 리픽싱은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아질 경우 낮아진 만큼 새로운 전환가격을 적용한다는 조항이다. 가격이 하락한 만큼 발행되는 주식의 수도 늘어난다. 이는 곧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으로 직결된다는 얘기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리픽싱 조건이 존재하는 메자닌 채권 중 64.8%가 리픽싱을 실시했다. 또 리픽싱이 이루어진 이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리픽싱을 하는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간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정돼 있는 반면 기존 주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주가가 오르면 CB의 전환가액도 의무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CB 전환가액 상향 의무화’제도를 이달부터 도입했으나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기존에 발행된 CB들의 리픽싱 및 오버행 이슈는 꾸준히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면서 “리픽싱 상향 조정안은 대체적으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픽싱 상향 조정이 생기면서 리픽싱 주기가 기존 1~3개월에서 6개월~1년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주기가 늘어나면 전환가가 하향 조정된 후 리픽싱이 다시 발생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생겨 투자자의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사채의 만기 수익률도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리픽싱 상향 조정은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추게 되며, 전환 투자자들은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높은 만기 수익률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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