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만들 반도체도 없다...일본, 내년 '반도체사 부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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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2-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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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공정에 필요한 반도체마저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뉴스위치는 5세대(5G) 이동통신의 보급, 자동차 생산량 회복 등으로 반도체 시장이 전에 없던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제조장치 제조업체들 역시 부품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의 게리 디커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월 18일 반도체 부족으로 자사 공급망이 둔화되었다고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디커슨 CEO는 수요가 여전히 강력한 상황에서 공급망 차질이 없었다면 AMAT의 4분기 매출은 최소 3억 달러 더 높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밥 할리데이 AMAT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이날 AMAT가 제조하는 장비에 사용되는 수천 개의 부품 중 약 10개 부품이 공급망 문제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2회계연도까지 매분기마다 공급 문제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디플리 DA데이비슨앤컴퍼니 분석가는 "AMAT는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들 중 하나"라면서 "더 많은 반도체를 위해 반도체가 필요한 이러한 상황은 일종의 딜레마"라고 이날 로이터에 밝혔다. 

반도체 시험 장비 제조업체인 어드반테스트의 요시다 요시아키 CEO 역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씨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요시아키 CEO는 수년 전에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부품 부족으로 힘겨운 상황을 겪었지만, 현재는 "그때와 비교해 더 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8년 당시에는 부품 하나가 부족한 정도였다면, 지금은 공급업체 자체가 모든 부품을 모으는 데 고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요시아키 CEO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어드반테스트가 납품하는 반도체 시험장비의 납기 역시 3~4개월에서 6개월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리소그래피 기업으로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필수적인 장비와 기술을 공급하는 ASML 역시도 부품 부족과 물류관리센터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리소그래피는 빛을 이용해 반도체 판 위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기술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로저 다센 ASML CFO는 지난 10월 20일 필요한 부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새로운 물류센터가 시작 단계에서 일부 문제가 나타났다며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전망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계속해서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면서 반도체 수요는 매우 강력하다고 로이터를 통해 언급했다. 다센 ASML CFO는 부품 부족과 물류센터 문제 등으로 일부 장치의 조립이 늦어졌다며 이로 인해 "일부 매출이 올해 10~12월 분기에서 2022년 1~3월 분기로 밀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고 뉴스위치는 언급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등으로 전자기기가 수요가 늘고, 전기차 시장 등도 호황을 맞으며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유례없이 높은 수준이다.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의 10~12월 분기 영업이익 합계(매체 추산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2% 증가한 1940억엔으로 나타났다. 뉴스위치는 디스코를 제외한 3개 기업은 2022년 3월 실적 역시 상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가와이 도시키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디지털화가 사회 전반에서 진행되면서 최첨단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제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 역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EMI는 지난 7월 13일 2021년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2020년 기록한 711억 달러에서 34% 늘어 95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는 2020년 대비 약 43% 증가한 1013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반도체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들은 앞으로도 닥칠 수 있는 부품 조달 문제 등을 해결하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

가와이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일본 내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고, 고객으로부터 제품 수주도 이른 시기에 받았기 때문에 "해외 제조업체들에 비해 (부품 수급으로 인한 어려움을) 줄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3~5년 후에도 계속해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공급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절단·연삭·연마 분야 전문 기업인 일본의 디스코 역시 10월 말까지는 부품 부족으로 인해 납기가 지연되는 일이 없었다면서도 부품의 재고가 아슬아슬한 수준이었다며 단기적·장기적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키마 카즈마 디스코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두더지잡기'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한탄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용하는 부품의 종류를 줄여 재고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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