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기술허브 전환 노리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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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12-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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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노 산업 부진 속 마카오서 대규모 기술박람회 개최

마카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카지노의 성지’ 마카오를 자국 기술 허브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당국의 카지노 산업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마카오에서 열린 ‘국제기술박람회’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아시아판 'CES' 노리는 '비욘드박람회' 마카오서 2~4일 개최
5일 중국 제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사흘간 마카오에서는 ‘비욘드 국제 과학기술 혁신 박람회(이하 비욘드박람회)’가 열렸다. 카지노 산업의 성지로 불리던 마카오에서 열리는 ‘생소한’ 기술박람회인 셈이다.

이번 박람회 개최를 후원한 루강(盧剛) 비욘드박람회 후원인은 “매년 1월 많은 중국 기술기업들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참석한다”며 “비욘드박람회는 아시아의 CES로 기획한 행사이고,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인 마카오가 적합한 개최 지역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마카오에서 박람회가 개최된 배경을 설명했다.

제몐에 따르면 비욘드박림회는 전시 첫 회부터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했다. 약 300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특히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 본토 대형 기술기업의 참여로 전시회에 힘이 실렸다.

전시면적도 약 5만㎡(1만5000평)에 달했으며, 전시는 생명과학, 인프라기술, 스마트도시, 과학기술영향력 등의 4가지 테마로 진행됐다.
 
마카오 카지노 산업 규제 강화 속 기술박람회 개최 배경에 이목 쏠려
주목되는 점은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사태로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이 위기에 놓인 가운데 열렸다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지난해 수익이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수익은 490억 파타카(약 7조2000억원)로 다소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수익인 1495억 파타카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 당국은 카지노법 개정, 중개업소 단속 등 카지노 산업을 향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 마카오 정부는 카지노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 개정안을 내놨다. 뒤이어 지난 11월에는 마카오 ‘도박왕’으로 불리는 앨빈차우(중국 이름 저우차오화) 선시티 창업자를 원정도박 알선 혐의로 체포했다.

그의 체포는 마카오 카지노 업계 VIP 고객을 알선해주는 이른바 ‘정킷’ 산업을 겨냥한 것이다. 선시티는 마카오 최대 정킷업체로, 마카오 카지노 VIP 고객 매출의 4분의3이 선시티에서 나올 정도의 영향력을 자랑한다.
 
中 기술 공룡들도 마카오와 협력 강화해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열린 이번 비욘드박람회는 마카오를 중국의 새로운 기술 허브로 전환하려는 당국의 의지라고 해석한다.

실제 이번 박람회는 중국 상무부와 국영 자산관리감독기구가 후원했다. 장위저우 중국 과학기술협회 부회장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주하이시 헝친(橫琴)신구의 광둥-마카오 심층 협력 구역이 마카오의 기술 혁신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며 “향후 마카오의 경제 다각화와 지속적인 번영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장 부회장의 발언과 중국 주요 대기업들의 최근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중국이 마카오를 자국 기술허브로 전환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텐센트는 자사의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컴(We Com)을 통해 마카오 수자원 기업들의 디지털화를 도왔다. 화웨이도 마카오의 스마트시티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중국 안면인식 기술 업체인 센스타임은 최근 마카오에 새로운 사무실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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