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광화문의 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재희 과장(36)은 적립금 운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다. 별다른 투자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김 과장의 퇴직금은 방치돼 수익률이 1.18%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되면 운용이 방치되는 일이 없어, 김 과장은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운용이 방치돼 1~2%대에 머물렀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될 전망이다. 디폴트 옵션 도입 시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의 운용에서 벗어나 사전 운용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DF), 혼합형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나 퇴직연금이 노후대비 수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DC형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올해 3분기 기준 68조4803억원으로 지난해 말(67조2000억원)보다 1조원 넘게 증가했다. DC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의 연금계좌에 매년 한달 치 임금을 적립해주면 근로자가 직접 운용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가입자는 별다른 운용지시 없이 예·적금(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퇴직금을 내버려 두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DC형 적립액의 83%가량이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1~2%에 불과한데, 이는 원리금비보장형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수익률이 16%에 달해 원금보장형 대비 8배 이상 높다는 것과도 비교된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예·적금에 DC형 퇴직연금이 방치돼 '노후 대비 수단'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가 적립한 연금을 굴리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 근로자가 사전에 동의한 대로 전문기관에서 사전에 정한 상품으로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후 국회 환노위 상임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내년 중 디폴트옵션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도 디폴트옵션 도입 시 실적배당(원리금비보장형)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근로자가 늘어나,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일정 수준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어떠한 상품군으로 디폴트옵션이 구성되는지다. 디폴트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군에는 생애주기형 펀드로 불리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혼합형 펀드, 원리금보장상품 등이 있다. 다만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어떤 상품을 제시할지는 고용노동부 시행령으로 정해지는 사안으로, 아직 구체적인 상품군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전체회의를 통과한 근퇴법 개정안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포함된 만큼, 예·적금도 디폴트옵션으로 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상품군에 예금이 포함돼 있는 일본에서는 DC 디폴트옵션의 75% 이상이 예금으로 운용돼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의 디폴트옵션도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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