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 입문 5개월 차 대선 후보와 30대 당 대표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 방향성에 불만을 품은 이준석 대표의 ‘하방’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고, 이 대표도 ‘빈손으론 올라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오는 6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2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윤 후보의 ‘이준석 패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주어진 역할이 없는데 무슨 당무 거부냐’는 입장을 피력한 것.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란 페이스북 메시지를 남긴 뒤 부산-순천-여수-제주 등을 방문하며 사흘째 하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당무 거부를 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이 교체된 이후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제게 당무에 대한 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당무에 공백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후보에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모실 생각이 없는 것으로 굳건하게 마음을 다지셨으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선임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다”고 했다. ‘선대위 직책을 내려 놓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전혀 없다. 다만 저한테 물어본 것이 없기 때문에 제가 의견을 제시하거나 아무것도 판단할 사안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시는 건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인 인식”이라며 “핵심 관계자의 말로 언급되는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은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는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다. 모르신다면 계속 가고 아신다면 인사 조치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결국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건 윤 후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의 내분이 밖으로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NBS의 여론조사(29~1일 조사·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후보는 34%로 이 후보(33%)와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선출 직후엔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는데 금세 따라잡힌 셈이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의 한 중식집에서 당 상임고문들과 오찬을 가졌다. 상임고문 대표로 발언한 신경식 상임고문은 “김종인씨와 이 대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 가지로 상처를 입고 있다. 윤 후보가 끌어안고 가지 못할 때 잃어버릴 표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불쾌하더라도 꾹 참고 이 대표가 묵고 있는 곳을 찾아가 ‘같이 하자’고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오찬장에선 이에 반대하는 상임고문의 목소리도 나왔다.
 
윤 후보는 여전히 직접 나설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제주도로 갔다는 얘길 들었는데, 오늘 저녁에 예정된 일정이 있으니 그거 마무리하고 본인도 리프레시를 했으면 (한다)”며 “저도 무리하게 압박하듯이 할 생각은 사실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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