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수익형 부동산…정부규제에 반사이익 누리는 빌딩·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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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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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규제에 투자 수요 이동, 코로나 침체 회복 기대감도 반영

  • 오피스·상권 모두 활성화된 강남…명동 등 상권은 여전히 먹구름

오피스빌딩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 규제가 주택시장에 집중된 상황에서 자금이 상가,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에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3년만에 분기 10만건을 돌파했다.
 
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를 살펴본 결과 올해 3분기(7~9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10만412건으로 지난 2분기(4~6월, 9만5000건)와 1분기(1~3월, 8만6335건) 거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해는 물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각 분기별 거래량보다 많으며, 지난 2018년 1분기 마지막으로 10만건이 넘는 거래량(10만1541건)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10만건을 돌파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전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코로나 19가 대유행하던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27%, 1.15%를 기록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2분기엔 1.7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고, 3분기엔 1.61%로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보다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의 '2021년 상반기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1년간 서울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규모는 약 22조 9400억원으로, 2019년 연간 투자액 대비 28.9% 확대됐다.
 
이와 함께 서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43.7%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서 올해 2분기까지 1년간 세계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 상위 14개 도시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서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 상품으로 월세를 받던 수요자들이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규제로 주택 시장에서 이탈해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전매가 아파트에 비해 자유롭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 관련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대출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정서가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 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특히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동안 저금리 속에서 상가 등 상업·업무용 부동산의 가격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아파트만 인기?…수익형 부동산도 역시 강남
 

서울 강남 삼성동 일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강남지역의 오피스와 상가 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서울 주요 강남지역에 이른바 'A급 오피스' 공실률이 대폭 감소했다. 서울 3대 업무지구로 꼽히는 'GBD(Gangnam Business District, 강남·서초구 일대 업무지구)'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3.0%포인트 감소한 1.6%에 그쳤다. 자연공실률이 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GBD 일대 A급 오피스 건물은 공실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자연공실률은 입주 기업 교체 과정 등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공실률을 말한다.
 
앞으로 새로 공급되는 오피스 물량은 급격하게 줄면서 품귀현상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에 GBD에 공급되는 건물이 없을 전망이다.
 
또한 강남지역은 상권의 인기도 여전했다. 특히 도산대로, 압구정, 청담 등 패션과 식음료 유행을 주도하는 강남 상권 임대료는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오르거나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MZ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해 기업들이 잇따라 매장을 내며 임차 수요가 유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업용 부동산 토탈 플랫폼 알스퀘어가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통해 서울 주요 상권 중대형·소형상가의 임대료와 공실률을 살펴본 결과 올해 3분기 도산대로 중대형상가 임대료는 1㎡당 4만5900원으로 2020년 1분기보다 1.7% 올랐다. 압구정도 4만7700원으로 1.1% 상승했다. 청담과 신사는 각각 5만7900원, 8만2100원으로 2%대로 소폭 감소했다.
 
소규모 상가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같은 기간 압구정(4만2000원)은 5%, 도산대로(4만5800원)는 3.2%, 청담(5만3000원)은 1% 올랐다. 공실도 줄었다. 3분기 압구정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7.4%로, 2020년 1분기보다 7.3%포인트 내렸고, 같은 기간 도산대로도 10.9%로 0.8%포인트 떨어졌다.
 
알스퀘어 리테일 관계자는 “강남 상권 임대료와 공실률이 팬데믹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건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서서히 살아난 소비심리가 명품이나 특정 브랜드 중심으로 몰리면서 기업들의 출점이 잇따랐기 때문”이라며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니 임대료는 오르고 공실률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텅 빈 명동 거리. [사진=아주경제DB]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곳들도 있다. 앞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비율이 높았던 명동 중대형상가 임대료의 경우 1㎡당 19만9700원으로 32.7% 감소했고, 남대문(-7.9%), 광화문(-4%), 시청(-3.8%) 등도 모두 내렸다. 소규모 상가도 마찬가지였다. 명동은 26.4% 떨어졌고, 광화문(-5.8%), 을지로(-2.7%), 시청(-1.4%) 등의 임대료도 모두 하락했다.
 
해당 지역은 공실률도 높았다. 명동은 중대형, 소형 가리지 않고 전체상가의 절반 정도가 공실이며, 광화문도 중대형·소형상가의 공실률이 각각 23%, 19.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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