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홈쇼핑도 ‘초고속 배송’... 퀵커머스가 점령한 유통배달시장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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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김경은 기자
입력 2021-12-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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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닷컴]



배달앱 업체들이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면서 유통업계 배송 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 배송·당일 배송을 내세워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배달앱 업체들이 분(分) 단위 퀵커머스를 꺼내들면서 새로운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여기에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까지 퀵커머스에 가세하면서 저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퀵커머스로 대표되는 초고속 배송이 유통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B마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어 경쟁업체인 쿠팡이츠가 올해부터 강남 일대에 ‘쿠팡이츠마트’를 개소하며 맞불을 놨다. 
 
배달대행 업계에서도 퀵커머스 사업에 나섰다. 바로고는 지난 8월부터 서울 강남에서 생필품 등을 10분 내 배달하는 ‘텐고’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추후 서비스 지역이나 상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메쉬코리아도 새벽배송 전문업체인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올해 안에 ‘V마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 9월 GS리테일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CDPI컨소시엄에 인수되며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 사업을 철수했다. 다만 GS리테일이 GS수퍼마켓을 통해 운영 중인 퀵커머스 ‘우동마트’와 사업 연계 가능성이 남아있다.
 
GS리테일뿐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일제히 퀵커머스 성격의 초고속 배송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GS리테일은 GS수퍼마켓과 GS25를 배송 거점으로 삼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신선식품 2시간 배송 서비스(바로배송) 지역을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현재 롯데쇼핑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21개 매장에서 바로배송을 시행하고 있으나 서비스 가능 점포를 내년 1월까지 25곳, 내년 연말까지 50개 점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관련 설비가 완료되면 현재의 5배에 달하는, 점포당 하루 최대 2000건에 달하는 물량을 소화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도 PP(Picking & Packing)센터 확장으로 자체 당일 배송인 ‘쓱배송’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 현재 SSG닷컴은 전국 110여개 이마트 매장에 PP센터를 구축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이 중 5곳의 대형 PP센터에선 하루 3000건 이상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SSG닷컴은 내년 상반기까지 대형 PP센터를 30개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는 전국에 70여개 이상 확보해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건까지 늘릴 예정이다.
 
홈쇼핑업계도 마찬가지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와써’라는 이름의 타임(시간) 배송제도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품 주문 후 8시간 안에 배송이 이뤄진다. 현대홈쇼핑도 서울에서 오후 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10시 이전에 배송하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내년 초에 경기 일부 지역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업계의 흐름이 새벽배송·당일배송에서 초고속 배송으로 넘어가면서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빠른 배송을 위한 풀필먼트센터 구축 등에 대규모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11번가는 지난 6월 도입한 ‘오늘 주문 오늘 도착’ 서비스를 최근 종료했다. 매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을 당일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서비스다. 하지만 배송 효율 등의 문제로 반년 만에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퀵커머스를 비롯한 업체 간 배송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전통 오프라인 업체들 입장에선 온라인 강화를 위해 배송 속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다만 쿠팡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출혈경쟁 양상을 띤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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