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주경제 DB]
 

SBI저축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인건비 절감을 위한 일방적 ‘직급 체계’ 개편을 단행한다. 기존 구성원들의 경쟁에 한층 불을 붙이는 동시에, 연봉 상승폭은 제한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두고 현재 내부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5년 이상 장기집권한 임진구·정진문 대표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류라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최악의 경우 ‘탈 SBI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직급제 폐지’ 관련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한 뒤 순차적으로 동의를 얻고 있는 상태다.
 
핵심은 기존 직급제를 통폐합하고, 직급에 따른 연봉상승 아닌 매년 평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승진 제도도 함께 없어지게 된다. 기존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승진에 따른 큰 폭의 임금상승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후에는 주임에서부터 차장까지 전 구성원 모두가 경쟁상대로 분류된다. 연봉상승률은 매년 평가로 누적된다. 올해 평가를 잘 받아도 누적은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부서 내 동료 간 상호평가 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만약 하위평가자(C등급 이하)로 분류되면, 연봉인상률 삭감 등의 조치가 이어진다. 이밖에도 남자 직원 육아 휴직 축소, 부장급 이상만 자녀학자금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승진 대상자’다. 이들 역시 별도의 연봉상승 없이 개편안이 일괄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상자들 입장에선, 관련 평가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 SBI저축은행의 승진 연차는 타 업체에 비해 3~4년가량 늦은 걸로 알려져 있다. 그에 비례해서 불만의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이 방식이 도입되면, 출발점이 다른 신입사원들보다 중간급 직원들에게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구성원 간의 경쟁이 한층 심화된다는 점에서도 반발이 크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진급에 대한 희망은 없어지고, 경쟁 구도는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한동안 잠잠했던 일본계 회사에 대한 반발심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어느 날 느닷없이 사내 메일에서 직급이 사라지더니, 관련 내용이 통보됐다”며 “SBI는 다른 업체에 비해 능력급,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큰 데 이후 근무 환경은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받아들이기 힘든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의 올 3분기 누적순익은 2931억원으로, 작년 전체 순익 규모(2583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이후 ‘사상 최고치’ 경신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사측에서 ‘당근’ 대신 ‘채찍’을 꺼내는 건 매우 불합리한 조치라는 의견이다. 이를 두고 지난 2016년부터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 중인 임진구, 정진문 사장의 경영 마인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를 계기로 업계 전반에 ‘SBI 기피 현상’이 확산될 거란 말들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기 위한 취지”라며 “직원들의 동의 여부에 따라 최종 상황이 결정될 것이며, 시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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