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오전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친인척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한 가운데, ‘조문’ 여부를 두고 보수 정치권 인사들의 고민이 감지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달리 전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씨에 대한 조문을 일절 하지 않기로 한 민주당과 달리 망자(亡者)에 대한 예우를 중요시하는 보수 정치권의 문화 탓에 이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플랫폼 ‘청년의꿈’에 “조문을 가려고 했는데 절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다.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조문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고인의 명복은 빌어야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전날 “전 전 대통령은 저의 제2 고향인 합천 옆동네 분”이라며 “정치적 이유를 떠나서 조문을 가는 것이 도리라고 보는데 어떻느냐”고 물었다. 이에 청년 지지자들은 “조문을 가지 않는 것이 적절한 선택이다”, “정치인으로서 악수인 선택이다”, “조문을 취소해달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서인지 조문을 꺼리는 편이다. 주호영 의원, 전씨의 사위였던 윤상현 의원 정도만 조문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조문할 예정이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저는 개인적으로 조문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이날 빈소를 방문한 뒤 “특임장관 시절 여러번 찾아 뵙고 한 일이 있다. 돌아가셔서 명복을 빌러 왔다”고 밝혔다. 고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묻는 질문에 “평가는 뭐 역사가 할 일이고, 다만 돌아가셨으니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전날 밤 잠시 빈소를 방문했다고 한다.
 
선거를 앞둔 대선 후보들은 모두 조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날 전씨를 ‘내란·학살의 주범’이라고 규정, 조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전날 오전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약 3시간 뒤 조문 계획을 철회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은 조문을 하지 않고 조화만 보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저는 전 전 대통령 상가에 따로 조문할 계획이 없다”며 “당을 대표해서 조화는 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내 구성원들은 고인과의 인연이나 개인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조문 여부를 결정하셔도 된다”고 했다.
 
정치적 부담이 없는 원로 인사들은 비교적 전씨 조문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조문한 뒤 “전 전 대통령의 여러 공과에 대해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고인이) 5·18 광주민주항쟁 희생자에 대해 사과할 기회를 만들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전 전 대통령이 생전에 현직에 있을 때 한 일은 역사적인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오늘은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니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조문하는 것이 마땅한 예의라는 차원에서 왔다”고 했다.
 
전두환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정무비서관을 지낸 ‘6공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았다. 박 전 의원은 “우리 전 대통령께서 세속의 모든 영욕을 잊어버리시고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게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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