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 자정이 넘은 시간, 서울역 일대는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사진=김슬기 수습기자]

#지난 19일 금요일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28)는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 택시를 기다렸지만 1시간 넘게 허탕을 쳤다. A씨는 결국 심야버스를 타고 아현동에 있는 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졌다A씨는 "같은 시간에 택시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못해도 20명이 넘었다"며 "택시를 1시간 넘게 기다려 본 적은 처음"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함께 심야 '택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감이 줄어든 기사들의 택시업계 이탈 가속화가 1차적 원인이지만 '타다 금지법' 등 모빌리티 업계의 경직성까지 더해지면서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1월 첫째 주 전체 택시 영업 건수는 하루 평균 19.7건으로, 택시 전체 수입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통계 대비 7.4% 증가했다. 

서울시 택시정책팀 관계자는 "택시 전체 수입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높아진 상황이다"라며 "코로나 전으로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2년 새 택시 기사 급감… 법인택시 기사 약 25% 감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연합회)에 따르면 늘어난 택시 이용량과 반대로 택시 운전기사 수는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월급이 줄어든 탓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 전국 택시 운전자 수는 26만7842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국 택시 운전자 수는 24만1721명으로 약 9% 감소했다. 법인택시 기사만 놓고 보면 2019년 9월 10만2960명이었던 운전자는 2년 새 약 25% 감소한 7만7012명이 됐다.
 
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이 어려워지고 월급이 줄어 기사들이 많이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택시 기사 이탈 가속화는 개인택시 업계도 마찬가지다. 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영업이 안 돼 일을 그만둔 기사들이 늘었다"며 "지금의 택시 대란 문제는 사실상 기존의 승차난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택시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개인택시 3부제를 일시 해제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3부제 일시 해제로 약 2000대의 택시가 추가 공급됐지만 일을 그만둔 택시 기사는 9000여명에 달한다.
 
서울시 택시정책과는 "코로나 이후 30.4% 감소한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확충을 위해 12월 초 서울시 전체 254개 택시 법인이 참여하는 `택시 기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정부 규제로 인한 업계 경직성이 `택시 대란` 사태 키워
 
코로나19로 인한 택시 기사 급감이 심야 택시 승차난의 일차 원인이지만 규제로 인한 모빌리티 업계의 경직성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우버` `타다` 등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택시 이외의 운송 수단의 진출을 어렵게 했다. 주로 중소 스타트업인 혁신 기업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의 택시 업계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줬다.
 
'카카오 카풀' '타다' 서비스가 택시 업계의 반발을 일으키자 국토부 측은 플랫폼과 택시가 상생할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으로 운행 대수를 제한하고 `여객자동차운송시장 안정기여금` 등을 부과해 혁신 사업이 기존 사업으로 진출하려는 장벽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산업의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택시 업계는 공고해졌지만 정작 업계 불황 대처에는 유연성이 떨어졌다. 택시 기사가 줄어든 자리를 모빌리티 신산업이 대체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정 산업에 수요와 공급 ‘미스매치’가 일어난다는 것은 제도적 장애가 있다는 얘기”라며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산업일수록 해당 산업의 경직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다 금지법’과 같은 정부의 규제가 지금의 심야 택시 대란을 불러온 것”이라며 “지금 이용객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타다’ 같은 공유 차량을 이용하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