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홍민성 파트너 [사진-유대길 기자]


 
“신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이 빨라지면서 한국도 민간에 많은 부분을 열어주며 기본적인 토대는 마련됐다고 본다. 다만 해외 에너지 선진국들은 생산이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 특성에 맞게 발전과 송·배전 시장이 모두 민간에 열려 있는데, 앞으로 우리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8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GFC)에 위치한 삼정KPMG 사무실에서 만난 홍민성 상무는 향후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요인에 대해 묻자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신용평가사를 거쳐 삼정KPMG에 합류한 홍 상무는 도로·항만·철도·발전 등에 대한 사업성 평가와 자문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인프라 자문팀 리더인 김효진 삼정KPMG 전무와 함께 프랑스 덩케르크(Dunkirk)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인수 프로젝트에 참여 하기도 했다. 당시 프로젝트 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삼성증권·IBK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삼성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했다.
 
최근 인프라 투자의 초점은 신재생에너지에 맞춰져 있다. 기존 인프라 시설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필요한 입지에 건설이 완료된 상황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은 탈탄소화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향후 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홍 상무는 "한국의 경우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기존 자산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이나 인수합병(M&A)은 있지만 새롭게 지어지는 사례를 과거와 같이 다수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에는 이미 태양광, 육상풍력, 연료전지 시장이 다수의 프로젝트가 완공되어 상업운전 중이며, 최근에는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개발사, 운영사, 정유 기업들이 이미 4~5년 전부터 진출해 있을 정도로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홍 상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적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인프라 투자 자문을 위해 여러 국가의 사례를 비교해보니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화석연료 발전비용과 동일해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를 달성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에너지 정책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안정적인 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인프라 투자자들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선진국들의 다른 공통점은 전력 시장이 민간에 상당 부분 개방되어 있고, 인접 국가끼리의 협력도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생산량이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상 다원화된 구조가 유리하다. 홍 상무는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은 전력망을 공유하며 계절적, 지형적 특성에 맞춰 전력을 교환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며 "예컨대 노르웨이는 수력발전이 원활한 여름철에 전력을 수출하고, 건기에는 수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권역별로 다른 전력 시장이 존재하며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영국은 다수의 송·배전 업자들이 공존하며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한국 역시 민간 개방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부분 발전이 있었다. 홍 상무는 "한 해 동안 설립된 신규 법인의 50%가 태양광 사업과 관련되어 있다는 뉴스가 나올 만큼 민간에 시장이 많이 개방된 편"이라며 "태양광에 치우쳐 있고, 규모가 작은 사업체가 많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민간 주도라는 흐름은 맞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소모가 큰 대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아직 참여가 미진하다.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참여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적으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는 평가다.
 
홍 상무는 "대기업들도 RE100 시장 참여와 관련해 여러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며 "RE100을 넘어서, 예컨대 정유·화학 기업이라면 제품생산에 필요한 스팀(증기)을 만들어내는 보일러의 원료로 어떤 에너지를 사용해야 할 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홍민성 파트너와의 일문일답이다.
 
△일반 민간주도 인프라 사업과 발전 사업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기본적으로는 같다. 일반적인 인프라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진행되는 도로, 철도, 항만 사업이 대표적이다. 99년도 인천공항고속도를 시작으로 기존에는 정부주도하에 공사가 주도하던 사업들을 민간에게 열었다. 그때 기반이 된 법이 민간투자법이다. 이에 따라서 민간의 돈을 가지고 건설을 하고 20년 혹은 30년 주무관청하고 실시협약이란걸 체결한다. 그 기간만큼 운영하고 정부에 다시 귀속시키는 것이다. BTO(Build Transfer Operate), BOT(Build Own Transfer), BTL(Build Transfer Lease) 등으로 구분한다.
 
발전의 경우 굳이 따지자면 BOO(Build Own Operate)에 해당한다. 만들고 나서 관리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도로는 유지 개보수만 하면 계속 쓸 수 있다. 반면 발전 시설은 단순 개보수가 아니라 좀 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보일러도, 터빈도 사용연한이 있기 때문에 계속 움직이려면 리파워링, 즉 교체가 필요하다.
 
△사업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호주, 영국, 독일, 대만, 일본, 니카라과 등 다양한 나라의 에너지 산업 현황 들여다봤을 것 같다. 각 나라별 특징이 있나.
 
기본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선진국에서도 그리드 패리티 달성 유무로 나눈다. 일단 선진국은 정책이 안정적라는 특징이 있다. 방향성도 명확하지만 쉽게 바꾸질 않는다. 그 나라들도 초창기엔 정책적 보조금이 필요한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안정적인 정책이 시장 친화적으로, 시장에서 재원을 충분히 조달 가능하게끔 서포트하는 역할을 했다. 영국 호주 독일 이런 곳들은 정책 일관적이었고 시장에서 민간에서 정부 믿고 투자해도 크게 손해 안보고 수익 달성할수 있도록.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이 아쉽다. 정책이 상대적으로 꽤 많이 바뀐다.
 
인접국 간 협력이 활성화된 것도 특징이다. 핀란드 풍력발전 평가할때 느낀 점이 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은 전력망을 공유한다. 그리드를 공유한다. 예컨대 노르웨이는 수력 발전이 원활한 여름철엔 전력을 수출하고, 건기에는 수입하는 방식이다. 4개 국가들이 계절적/지형적 특성에 맞춰 전력을 교환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권역을 나눠 전력을 교환한다. ISO-NE, NYISO, PJM, MISO, SPP, CAISO 등 7개의 전력 시장이 존재하며 그 안에서 옥션을 통해 전력을 거래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본받기엔 어려운 모델이다. 영국 역시 4~5개 송배전업자들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끼리 전기가 부족하면 나누고, 해외와도 협의하는 방식이다.
 
개도국은 자체적으로 전력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 투자를 유치해 발전시설을 건설한다. 선진국이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민간에 권한을 이양한다면, 개도국은 발전소를 한번에 건립할 여력이 없어서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운영권을 주는 것이다. 고정 가격에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계약을 맺는 형태다.
 
한국은 발전은 민간에게 열려있지만 송배전은 아직 공공에서 도맡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민간에도 시장을 열어주려는 움직임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다른 LNG 직도입 사업자들과 상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한전 역시 민간사업자에게 송배전 시장을 좀 더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어떤가?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에 해당하는가?
 
일본은 사실은 특정 비즈니스는 선진국이다. 다만 금융이 못 받쳐준다. 때문에 일본 태양광 발전 부문에 투자한 국내 금융기관이 굉장히 많다. 한전도 물론 많이 했지만 국내 금융기관도 일본 태양광에 선순위 대출이나 에쿼티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한국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궁금하다. RE100시장같이 자율적 시장에 기업이 참여하는게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민간 이양이라는 측면 하나만 놓고 보면 오히려 세팅을 잘해놨다. 재작년인가, 한 해 동안 전체 신규 설립 법인의 50%가 태양광 법인이라는 뉴스를 봤다. 그 해 세워진 주식회사 50%가 태양광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민간에 시장을 많이 열어줬다. 사실 현재 국내에서 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5개 한전 자회사가 다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태양광사업이 여러 문제도 있지만 민간 이양도 많이 하면서 민간 주도로 잘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 오히려 태양광에 너무 치우쳐 있고, 규모가 작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규모 이야기를 하셨는데,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RE100 시장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RE100에 대해 대기업도 고민 중이다. 예를 들어 정유회사라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스팀을 만들어 내는 보일러의 원료로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LNG가 사용되고 있지만, 어쨌든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니까 향후 어떤 원료를 써야하는 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RE100시장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개인 가정집에서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얻든, 석탄으로 얻든 큰 차이는 없다. 전기료만 싸면 된다. 다만 기업 입장은 다르다. 이 시장은 자발적 시장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는 없으나 사회공헌 측면과 기업의 명성을 관리하는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관심이 있다.
 
△M&A자문과 관련해서 가장 보람있었던 사례를 프랑스 덩케르크의 LNG 터미널 사업으로 꼽았다.
 
삼성증권과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3개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따낸 사업으로 전체 규모가 8000억원 정도 됐다. 인수 자문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인프라 딜에서 에쿼티로 8000억 정도를, 국내에서 승인이 나고 셀다운까지 완료한 딜이 그 이후에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업무도 어려웠지만 LNG와 LNG 터미널 시장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이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LNG터미널 5개 이상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일본 태양광 매각자문 업무도 기억에 남는다. 일본쪽 태양광 평가 업무는 다수 수행하였지만, 팀의 특성 상 인수자문 쪽 업무 위주로 진행해 왔었는데,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매각자문 업무가 성공해서, 그 이후 다수의 매각자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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