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의 시대] 아침식사부터 저녁 술 한잔까지…일상을 '구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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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11-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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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유보다 경험 중시하는 MZ세대…자신만을 위한 서비스 즐겨

  • 다양한 물품·콘텐츠 입맛대로 선택…개별 구입보다 가격 저렴

글래드 호텔 앤 리조트가 전통주 구독 서비스 업체와 손잡고 패키지 판매에 나섰다.[사진=글래드 호텔 앤 리조트 ]

매일 아침 배송되는 해독주스와 다이어트 식단으로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마친다. 이어 정기결제한 홈트레이닝 강좌를 들으며 몸을 푼 후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시청하거나 전자책을 읽는다.

바쁜 회사 업무를 끝내고 퇴근해 집에 돌아온 후에는 배송된 밀키트(식사 꾸러미)로 저녁식사를 마친다. 고된 업무에서 온 피로감을 전통주 한잔이 위로한다. 전통주를 즐겨 마시는 입장에서 안성맞춤 서비스라는 판단이 서 바로 전통주 구독 서비스를 결제한 것이 이 고단한 날에 도움이 될 줄이야. 

맛있는 저녁식사를 끝내고 출근길에 미처 다 보지 못한 영화 한 편을 마저 감상하고 나니 시간은 벌써 12시를 향해 가고 있다. 다음날을 위해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도통 잠이 오질 않는다. 다음날 입을 옷과 가방, 신발을 정한 후 방으로 들어와 아로마 향초를 켜고 눕는다. 아, 옷과 가방, 신발, 향초도 모두 구독한 물품이다.  
 
주말에는 밀린 청소와 빨래를 하기로 한다. 물론 이 역시 '집안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다. 집안 청소가 이뤄지는 동안 배송된 꽃을 화병에 정리하고, 하루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러 간다. 강남 한 호텔이 올해 초 호캉스 패키지를 구독형으로 기획해 '월간'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퍽 이색적이어서 구독을 결정했다. 

MZ세대이자 '프로 구독러'로 불리는 직장인 김지연씨의 일상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일상 자체를 '구독'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른바 멀티 구독의 시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며 구독문화는 삶의 전반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재화·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은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자와 만난다. 식품과 생활용품을 넘어 빨래와 청소 등 생활 서비스, 가전, 가구, 책, 미술품, 여행 등 여가활동 전반에 이르기까지 구독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구독 문화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은 구독 서비스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한달 구독료를 지불하고 자신만을 위한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이다. 

구독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재화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배송형'과 일정 기간 플랫폼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자유형'으로 크게 나뉜다. 배송형은 꽃이나 향수, 면도기, 생리대, 옷, 가방, 그림 등 형태를 띠는 것이고, 자유형은 넷플릭스나 왓챠, 밀리의 서재, 어도비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성격이다.

구독 서비스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성향 맞춤'에 있다. 구독자가 선택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콘텐츠나 상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꽃이나 향수, 술 등 개인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재화의 경우 설문을 통해 취향을 분석해주기도 한다. 

지연씨는 "구독 서비스의 장점은 가격이다. 정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물품을 개별로 구입하는 것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양한 물품이나 콘텐츠를 입맛에 맞게 선택해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요일 지정과 구독 기간도 주 단위로 짧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구독 서비스의 강점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세브린 아수의 작품으로 만든 한정판 '아트 폰케이스' [사진=핀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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