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관악지청 서울관악고용복지센터 전경 [사진=아주경제DB]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한 단기 계약직 직원의 편을 들어줬다는 이유로 부당지시와 감시를 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위)는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에 공무원 A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부당한 업무지시)과 감시를 중지할 것과 이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시정 요청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관악지청 서울관악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7급 공무원인 A씨는 올 4월 같은 팀 단기 계약직 B씨로부터 충격적 이야기를 듣게 된다. B씨가 상급자들로부터 갑질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다 퇴사를 고민한다는 얘기였다(관련 기사 : [단독] (이슈 추적-공무원 갑질) 고용부에서 일어난 계약직 괴롭힘…서울관악지청은 ‘쉬쉬’). 

직장 내 괴롭힘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B씨는 결국 5월 초 퇴사하기로 결심했고 이후 가해자들을 외부기관에 신고했다. 관악지청은 규정에 따라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관악지청은 내부 치부를 다루는 이 조사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조사에서 신고 당사자인 B씨를 부르지 않았고 피해자 진술 없이 가해자 조사만 진행됐다. A씨는 퇴사한 B씨의 근황을 물어오는 직원들에게 그의 억울한 사정을 대신 알렸다.

A씨는 이 시점을 전후해 관악지청 간부로부터 이 사건에 개입하거나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날 관리과장이 찾아와 지청장의 지시라며 이 사건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 달라고 회유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과장은 “공무원 생활 몇 년 남으셨죠?”라고 언급했는데 그는 상황상 향후 불이익 조치를 암시하는 뜻으로 느꼈다고 했다.

관악지청은 결국 자체 조사에서 B씨가 제기한 사건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론냈다. B씨의 출석과 진술 없이 가해자의 진술만으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A씨는 관악지청이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부 사건을 은폐하는 방식에 분노했다. 

B씨는 상급기관인 서울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건을 다시 신고했고 A씨는 B씨의 참고인으로 선뜻 나섰다. A씨는 “B씨의 사연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고 고용노동부 직원으로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퇴사해 아무도 감싸주지 않은 B씨를 나라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본인의 일과를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 근거로 관리과장과 면담 이후 팀장이 직원들에게 본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동료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관리과장은 업무분장 과정에서 본인의 컴퓨터 설치를 도와준 관악지청 직속 직원 C씨에게 A씨 사무실 분위기가 안 좋으니 관악고용센터에 가는 일을 자제하라고 한 일도 있었다”며 “내가 누구를 만나는지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본인에게 벌어진 일들을 납득할 수 없었고 지난 9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관악지청으로부터 부당지시와 감시를 받고 있다고 고충심사 청구를 제기했다. 

하지만 관악지청장과 관리과장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제기한 주장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예순 관악지청장은 “(사건을 외부로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는 A씨 주장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과 직원 복무관리에 책임이 있는 기관장으로서 익명 신고자인 B씨의 2차 가해 문제발생을 우려해 A씨에게 조심해달라는 차원으로 관리과장과 면담하도록 한 것”이라며 “이외 당사자끼리 일어난 일에 대해선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소청위 “부당한 업무지시·감시 없었다 단정하긴 어렵다”…A씨 손 들어줘

쌍방의 주장이 맞선 가운데 소청위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소청위는 피청구인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에 청구인 A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감시를 중지할 것과 이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시정 요청했다.

소청위는 “A씨와 피청구인의 주장 모두 결정적 증거나 자료가 부족해 사실관계 입증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A씨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나 감시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단기 계약직 직원이 집단 괴롭힘 관련 무기계약직 직원 등을 갑질로 신고하고 퇴직에 이를 수밖에 없던 점, 담당 과장이 A씨과 면담을 한 점, 자기에게 불리할 줄 알면서도 퇴직한 직원을 도우려 한 A씨의 입장 등을 들었다.

소청위는 또 피청구인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해 A씨가 느끼는 고충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A씨의 고충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는 부족해 보인다고도 했다. A씨의 고충과 고통을 잘 헤아려서 이를 해소할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들을 마련해 적극 추진해줄 것도 촉구했다.

서울노동청 관계자는 소청위의 결정에 대해 “결정에 따르면서 노동부 가이드라인 등에 맞춰 향후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예순 관악지청장은 “피청구인인 서울청에서 관악지청에 적정한 조치를 지시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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