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변곡점…강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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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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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매맷값 4주 연속 둔화

  • 신통기획, 강남 집값 상승 불씨에 부채질

  • 도약 위한 숨고르기 vs 끝 모를 혹한의 터널…"답은 강남에"

오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일까 아니면 끝 모를 혹한의 터널로 들어가는 것일까. 매수자와 매도자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며 서울 집값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꽁꽁 얼어붙은 거래 빙하기 속에서도 집값 불안의 진앙인 강남은 여전히 펄펄 끓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남의 집값 상승 불씨가 서울 전역으로 다시 퍼질지, 아니면 활활 타오르다가 점차 사그라들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강북은 위축, 강남은 기세등등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 0.14%에서 0.13%로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6%(10월 25일)→0.15%(11월 1일)→0.14%(11월 8일)→0.13%(11월 15일) 등 4주 연속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금리인상 우려, 계절적 비수기 등 다양한 하방 압력으로 매수심리가 낮아졌다”며 “거래활동이 감소하며 상승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출규제와 매수심리 위축에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3만96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총 6만7280건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노원구가 7319건으로 거래량이 가장 많았고 이어 강서구 4785건, 구로구 4029건, 도봉구 3719건 등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거래량이 가장 많은 자치구인 노원구마저 거래량이 3710건에 그쳤다. 이어 강서구 2646건, 구로구 2400건, 강남구 2355건, 성북구 2125건으로, 작년 대비 거래량이 크게는 절반까지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대출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강북 지역의 매맷값 상승폭도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강북구는 이달 들어 0.07%→0.04%→0.02% 등 주간가격 상승률이 축소됐다. 관악구 0.09%→0.06%→0.04%, 금천구 0.12%→0.11%→0.08%도 비슷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거래 빙하기 속에서도 강남은 여전히 신고가가 이어지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은 각각 1.16%, 1.12%, 1.13% 올랐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월 1%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간 단위로 아파트값 1% 이상의 상승세는 강남·서초구가 2019년 말 이후, 송파구는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신속통합기획, 강남 집값 상승 불씨에 부채질?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은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 서울시 주도로 추진되는 신속통합기획이 애초 우려와 달리 강남 재건축 대어 단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주(8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100.9를 기록하며 전주(100.7) 대비 소폭 올랐다. 강북권역은 100.9에서 100.6으로 떨어졌지만 강남권역이 100.6에서 100.9로 올랐다. 특히 서초·송파·강남구 등 고가 아파트가 다수 밀집한 동남권이 100.5에서 101.5로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공급과 수요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이다. 기준선 100 아래로 내려가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강남권에서는 여전히 ‘매수’가 대세인 셈이다. 이렇듯 강남권 집을 살까말까 수요자들이 갈팡질팡하는 것은 서울 전체 집값이 둔화세를 보이는 속에서도 강남에서는 그간 꽉 막혔던 재건축 추진의 물꼬가 트이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전날 여의도 시범아파트, 대치 미도 아파트, 송파 장미 1·2·3차와 한양2차 아파트 등 9곳을 오세훈표 재정비 사업인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추가 선정했다. 이들 단지에 신속통합기획이 적용되면 빠른 사업추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대치동 은마와 잠원동 신반포2차, 여의도 한양·삼부 등도 주민동의서를 징구하는 등 신통기획 재건축 신청을 추진 중이다.

대치동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돌면서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들이 다시 들어가는 분위기”라며 “다만, 갭투자 등 문의가 늘었으나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활발한 거래로 이어지고 있진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집값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시장의 장기간 침체가 나타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사례를 볼 때 강남 집값 하락이 전체 주택 시장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는 강남 집값이 먼저 떨어진 뒤 강북 외곽지역 집값이 일시적 오름세를 보이다가 이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으로 이어지려면 과거 경험상 강남 집값이 내려야 한다”며 “지금은 강북 등 외곽의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곡점의 조짐이 보이고는 있으나 중장기적 혹은 사이클의 변화가 왔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며 “아직 하락 거래가 절반 이상 지역에서 나타나지 않았고 집값 하락 기대 심리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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