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기대했던 경제 얘긴 없었다...대만 놓고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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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11-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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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장 완화 기대감에도 '경제 협력' 아직

  • 대만 놓고 격돌...양국서 엇갈리는 해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두 정상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5일 오후 7시 46분, 중국 시간으론 16일 오전 8시 46분(우리시간 16일 오전 9시 46분)께 화상 방식으로 대면했다. 이후 15분의 중간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이날 오후 11시 35분까지 총 194분에 이르는 장시간 회담이었다. 당초 3시간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서 1시간 가까이 길어진 것이다.

과거 수차례 대면하며 친분이 있던 두 정상은 이날 회담 시작부터 친근감을 표하면서도 서로를 견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로서의 책임은 양국 관계가 공개적인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상식 △책임감 △국제 규칙 준수 등을 언급하며 중국 측을 은근하게 압박했다. 시 주석 역시 "오랜 친구를 보니 행복하다"는 발언에 이어 상호존중의 태도를 지목하며 "중·미 양국이 자국의 내치를 잘하고 국제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화상 정상회담 중 인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유튜브/백악관]

 
◇'긴장 완화' 기대감에도 '경제 협력'은 아직
이날 회담 결과는 두 정상이 각각 '상식적인 가드레일'과 '윈윈(win-win)하는 협력'을 외치며 당초 목표대로 양국 간의 긴장감 완화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에너지 수급 상황 해소 △북한·아프가니스탄·이란 문제 △기후위기 대응 등의 부문에서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데 이어, 미·중 양국의 정상간 대화 채널 유지에도 공감대를 모았다.

다만, 이날 회담은 일각에서 기대한 경제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성명(Readout)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공정한 21세기형 국제 (교류) 시스템의 규칙을 강조"하면서 "동맹·협력국과의 협력과 국내 투자 등의 자국의 가치와 이익을 미국이 지속적으로 옹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시 주석에게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경제 관행을 지적한 한편, 자국의 노동자·산업 보호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는 회담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11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발언 때문이다. 당시 타이 대표는 현재 실무진 차원에서 협상 중인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미이행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의 도움이나 관여는 필요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NBC는 이날 회담에 앞서 백악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관세와 공급망 문제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나면서 대만 문제 등 안보 문제가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의 무역·경제 의제는 실무선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회담 이후 연말까지 논의가 진전할 가능성이 높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역시 전날 CBS에 출연해 물가 안정을 위해 대중 고율 관세 인하를 고려 중이라고 말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대만 놓고 격돌...양국서 엇갈리는 해석
이날 회담 종료 이후 가장 이목을 끌었던 주제는 대만 문제였다. '하나의 중국(一个中国)' 원칙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미·중 각국의 반응과 해석이 상반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과 관련해 미국의 대만관계법과 3개의 공동성명, '6개 보장(the Six Assurances)'에 따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만 해협과 상공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안전한 (상공) 비행,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공영방송인 CCTV는 같은 내용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시행해왔고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도 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일방적인 현상 변화 시도에 반대한다는 미국 당국의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한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중국 측의 보도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 것처럼 풀이되며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게다가 중국 측의 보도에는 백악관 성명이 언급한 대만관계법과 3개의 공동성명, 6개 보장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과거 공식 수교국을 '중화민국(대만)'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미국의 대만관계법과 6개 보장 등은 자기방어 수단 제공과 유사시 군사적 지원 등 대만 당국에 대한 미국의 보호 의지를 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화상 미·중 정상회담 중인 미국 백악관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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