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식 위원]



내년 3월 9일까지 대선 레이스를 펼칠 제 1‧2당 후보가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권을 놓고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양당은 서로 우위를 자신하지만 국민들은 아직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가 쟁권 재창출을 훨씬 앞서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갤럽 최근 여론조사 결과(2~4일 조사) ‘야당으로 정권교체를 희망한다’는 57%에 달했다. 반면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는 33%에 불과했다. 데이터로만 보면 정권교체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정권교체 우위에도 불구하고 개인 경쟁력에서 윤석열은 이재명에게 뒤처지는 형국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다음 대통령이 누가 좋을지에 관한 질문에 26%는 민주당 이재명을 꼽았다. 국민의힘 윤석열은 24%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직전에 이뤄진 여론조사임을 감안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지지율은 아니다. 윤석열이 얻은 지지율(24%)은 정권 교체 여론(57%)에 비해 33% 포인트 낮다.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압도적 여론을 절반만 흡수한 셈이다. 후보 선출 이후 첫 여론조사(PNR‧5~6일)에서 윤석열(45.8%)은 이재명(30.3%)을 오차 범위 밖에서 따돌렸으나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둘째, 중도층으로 확장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여론조사 결과는 정권교체 주역이 반드시 윤석열이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윤석열 측은 “최종 후보 선출 전 조사였기에 앞으로 여론조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지만 잦은 실언과 꼰대 이미지가 바뀌지 않는 한 중도 확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대선은 2030세대와 중도층이 강력한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윤석열 입장에서 후보 선출 이후 이어지는 20대 탈당은 악재다. 홍준표는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했지만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선을 그었다. 당심에서는 이겼지만 민심에서는 뒤진 윤석열에게 홍준표와 2030세대는 목에 걸린 가시와 같다.

당내 경선 결과 윤석열은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37.94%로 홍준표(48.21%)에게 10.27%P 뒤졌다. 하지만 당원 투표에서 57.8%를 확보해 34.8%를 얻은 홍준표를 앞섰다. 최종 득표율에서 윤석열은 6.35%P 차이로 개운치 않은 승리를 얻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패배는 중도층으로 확장에 한계를 노출한 것으로 본선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출마까지 겹쳐 표 계산은 복잡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보수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는 까닭에 안철수 출마는 감점 요인이다. 역대 대선 결과 3~5% 이내에서 승패가 엇갈렸던 점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마냥 낙관할 수 없다. 첫째, 후보 확정 이후 이재명은 컨벤션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터덕대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여론을 독차지 했지만, 민심은 쉽게 호응하지 않고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어 김만배와 남욱까지 구속되면서 오히려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여론은 반전되지 않고 답보상태에 있는 지지율은 그 반증이다. 4개 여론조사 기관이 1~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다. 가상 대결에서도 이재명(30%)은 윤석열(35%)에게 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 심상정 출마는 긍정보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둘째 정권교체 여론과 대장동 특혜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국지표조사에서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는 34%인 반면 ‘정권심판을 위해 야당에게 투표’는 54%로 20%P 격차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 실정과 민주당 독주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란 산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 ‘모른다’라고 일관할 게 아니라 적극적 해명을 넘어 특검 수용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길리서치 11월 여론조사에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70.9%로 ‘필요하지 않다’(25.0%)에 비해 3배 이상이 높았다. 국민들은 윤석열 실언보다 대장동 특혜의혹을 더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선택의 딜레마’에 놓인 국민들에게 20대 대선은 회의적이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거나 나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어떤 경우든 최선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60%에 달하는 이재명과 윤석열에 대한 비호감도는 이를 반영한다. 앞선 전국지표조사에서 비호감도는 이재명 60%, 윤석열 56%를 기록했다. 10월 중순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60%, 윤석열 62%로 과거 대선에서 40~50%대 안팎을 보였던 비호감도와 비교하면 한참 높다. 둘 다 국민들에게 품격과 자질, 시대정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역대 최저 투표율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은 법치와 공정, 상식을 내세우며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했다. 이재명은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누리는 대통합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둘 다 국가 미래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상식을 늘어놓는데 그쳤다. 누가 당선되든 포스트 코로나시대 경제정책부터 계층 불평등과 지역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 또 기후변화와 연금개혁, 4차 산업혁명, 청년 일자리까지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허망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 비판과 응징을, 이재명은 진영논리 강화를 앞세우지만 민심을 얻기엔 한계가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이 착수한 첫 번째 일은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했다. 이후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면서 좋은 인재를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의심스러울 때는 채용하지 말고, 사람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즉시 실행하고, 최고 인재를 문제가 가장 많은 곳이 아니라 기회가 가장 큰 곳에 배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이 중요한 자산’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업을 국가로 바꾸면 두 후보들이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보인다.


 
임병식 필자 주요 이력

▷국회의장실 부대변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한양대학교 갈등연구소 전문위원 ▷서울시립대학 초빙교수 ▷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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