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양녠, 달러 채권 상환 유예기한 넘겼다.. ‘디폴트’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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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11-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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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화양녠(花樣年·판타지아). [사진=바이두]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화양녠(花樣年·판타지아)이 달러 채권 이자 상환 유예기한을 넘겼지만, 아직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제몐은 화양녠이 부채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에도 디폴트 가능성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중국 제몐에 따르면 지난 5일 화양녠은 10월 판매 실적을 공개했다. 이달 판매액은 모두 21억800만 위안(약 200억원)을 기록했으며, 1~10일 판매액은 429억77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났다. 중국 부동산 시장 급랭 속 긍정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화양녠은 지난 4일 달러 채권 이자 상환 유예기한이 도래했음에도 아직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4일까지 갚았어야 하는 달러 채권 이자 2억570만 달러(약 2445억원)에 대한 유예기한이다. 당시 화양녠은 이자 지급 기한을 30일 유예시킨 뒤, 대출금 상환 문제를 다시 얘기하기로 하면서 디폴트 상황을 면했는데, 이 기한을 또다시 넘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30일 유예기한을 넘긴 후에는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간주된다. 다만 화양녠은 국제 투자은행과 재무 고문을 초빙해 채권단과 함께 채무 상환 계획과 채무 조정을 위한 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화양녠은 10월 달러 채권 이자 미상환 이후 자금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10월 한 달 간 소유했던 3개 업체의 지분을 잇달아 매각했다. 지난 11일에는 보유하고 있던 아오치푸투자사의 지분 49%를 모두 매각했으며, 14일에는 메이안부동산개발의 지분 35%를 매각했다. 이달 1일에도 위안위무역이라는 회사의 지분 51%를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판매에도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선전 화양녠하오스광 부동산 프로젝트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12월에는 선전 화양녠자톈샤 프로젝트 판매를 시작한다. 이 두 프로젝트를 통해 화양녠은 약 46억 위안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화양녠의 총 부채 규모가 830억 위안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제몐은 화양녠의 디폴트 위기가 여전히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화양녠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선전시 당국은 지난 5일 화양녠과 자자오예(佳兆業·Kaisa)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 회의까지 열었다. 자자오예는 금융 자회사인 진헝차이푸(錦恒財富)를 통해 판매한 금융투자상품의 만기에 고객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중국의 부동산 업체들은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외에도 금융 자회사를 통해 리차이(理財)로 불리는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해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입할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상품을 제때 고객에게 상환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헝다도 금융 자회사인 헝다차이푸(恒大財富)를 통해 판 금융투자상품을 제때 고객들에게 상환하지 못해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선전(深) 본사로 찾아가 돈을 돌려 달라며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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