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쌍쯔, 자사 사유화 결정...내달 상장 철회
  • 21년간 사용한 대표 패키지 디자인 변경
  • 광고비 5000만 위안 소송에 이미지 타격
  • 매출 89% 주력 제품인 목캔디에만 의존
  • 이익 내려 6년간 48% 가격 인상 자충수

[사진=광시진쌍쯔 누리집 갈무리]
 

'진쌍쯔 상장 철회 선언'

최근 중국 주요 검색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을 오르내렸던 제목이다. 연간 생산액이 10억 위안(약 1839억원)에 달하는 중국 대표 목캔디 제조업체인 광시진쌍쯔(廣西金嗓子, 이하 진쌍쯔, 06896.HK)가 갑작스레 상장 철회를 선언하자 투자자들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며 검색량이 급증한 것이다.

독특한 광고와 제품의 품질에 힘입어 중국에서 '국민 목캔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성공한 진쌍쯔의 갑작스러운 상장 철회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중국 국민 목캔디' 진쌍쯔, 상장 철회 결정
1일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에 따르면 진쌍쯔는 지난달 29일 밤 공시를 통해 사유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유화란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되사들여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것을 의미한다.

공시에 따르면 진쌍쯔 이사회에서 자사 사유화를 결정했다면서 주당 2.80홍콩달러에 진쌍쯔가 발행한 주식을 모두 현금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 28일 종가인 2.7홍콩달러에 3.7%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진쌍쯔는 오는 12월 15일 홍콩증시를 떠난다고 했다. 상장한 지 6년 만에 상장을 철회하는 것이다.

진쌍쯔는 지난 2015년 7월 15일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가 4.6홍콩달러에 달했던 진쌍쯔 주가는 유명세에 힘입어 9홍콩달러까지 급등, 시가총액(시총)도 63억 홍콩달러(약 9524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각종 루머와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일 기준 종가 2.67홍콩달러로, 시총은 19억7400만 홍콩달러로까지 떨어졌다. 주가 최고점 대비 90% 이상 증발한 셈이다.
 

진쌍쯔 목캔디 구버전(왼쪽)과 신버전 [사진=바이두] 

진쌍쯔 상장 폐지, 단일화된 제품·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 원인
진쌍쯔는 상장 철회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제품 단일화 △브랜드 이미지 실추 △경영난 등을 진쌍쯔의 홍콩증시 상장 폐지 이유로 꼽고 있다.

36커는 우선 진쌍쯔의 잘못된 선택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설명했다. 힘들게 쌓아온 이미지가 경영진의 욕심으로 한순간 무너졌다는 것이다. 

파산 위기에 놓였던 진쌍쯔는 1994년 왕야오파(王耀發) 상하이 화동사범대학 교수가 개발한 목캔디 비법을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이에 왕 교수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진쌍쯔는 목캔디 상자에 왕 교수의 사진을 부착해서 판매했는데, 왕 교수의 사진이 부착된 진쌍쯔 목캔디가 브랜드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진쌍쯔는 21년 만에 왕 교수의 사진을 장페이전(江佩珍) 진쌍쯔 회장의 사진으로 교체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변화에 나섰다. 장 회장은 "시장의 지위와 회사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잠재적인 이익 분쟁을 피하기 위해 사진을 교체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자신의 명성을 얻기 위함이라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었다. 가뜩이나 유사 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진쌍쯔가 제품 이미지를 바꾸면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고 위조품이라는 이유로 판매 매출이 떨어진 것.

게다가 제품군이 지나치게 단일화돼 있다는 문제도 진쌍쯔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진쌍쯔 매출의 89%는 주력 제품인 진쌍쯔 목캔디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쌍쯔는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신제품 개발에 승부를 걸었으나 결국 실패로 끝이 났다.

진쌍쯔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가격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과다한 가격 인상은 독이 됐다. 진쌍쯔 목캔디는 박스당 판매가가 2014년 4.3위안에서 2020년 6.4위안으로 6년간 48.83% 올랐다. 같은 기간 원가 인상폭(36.36%)보다 제품값을 더 올린 것이다.  
 

장페이전 진쌍쯔 회장(두 사진의 왼쪽)과 축구 선수 호나우두(왼쪽사진의 오른쪽), 카카와 찍은 사진 [사진=바이두] 

진쌍쯔의 '흥망성쇠' 함께한 장페이전 회장
장페이전 회장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그의 잘못된 선택으로 진쌍쯔가 내리막을 걷긴 했지만, 작은 사탕 공장에 불과했던 진쌍쯔를 중국 100대 제약회사로 이끈 일등공신임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46년 광시자치구에서 태어난 장 회장은 뛰어난 통솔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젊은 나이에 공장장이 될 만큼 인정받았다. 그는 류저우시 사탕공장 공장장을 맡은 지 10년 만에 공장을 업계 1위로 키웠다.

하지만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1992년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영향으로 사탕공장 매출이 급락, 파산 지경에 이르게 된 것. 이때 장 회장은 사탕을 만드는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전환에 나섰다. 왕야오파 교수로부터 목캔디 특허를 받아 목캔디를 제조하기 시작해, 지금의 진쌍쯔를 만든 것이다. 장 회장은 1994년 광시진쌍쯔로 사명을 변경했고, 이듬해엔 중국중앙방송(CCTV) 광고까지 따내면서 진쌍쯔를 '꽃길'로 이끌었다. 

진쌍쯔는 기발한 광고로 유명하다. 역대 중국 10대 광고 명단에 항상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바로 '축구 황제'로 불리는 호나우두를 모델로 기용한 것이다. 당시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던 호나우두가 중국 작은 기업의 목캔디를 홍보해 큰 주목을 받았다.

장 회장은 당시 호나우두를 광고모델로 세우기 위해 사적인 관계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알마드리드와 함께 중국에 친선 경기를 치르러 온 호나우두를 직접 만나 광고를 따낸 것이다. 광고를 따내는 과정에서 '오해'와 '잡음'이 있었지만 오히려 진쌍쯔의 이름을 알리는 데는 충분했다.

이후에도 브라질의 또 다른 축구 전설 카카를 광고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축구 선수들의 유명세에 힘입어 진쌍쯔는 2000년대 초 전국 100대 제약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9년 진쌍쯔가 스캔들에 빠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시 광고비 5000만 위안을 광고회사에 주지 못해 소송에 휘말렸다. 결국 법원 판결로 창업자인 장페이전 회장이 악성 채무자, 이른바 '라오라이(老賴)'로 낙인 찍히면서 회사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상장 폐지 후 진쌍쯔 앞길도 녹록지 않다. 진쌍쯔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순익은 각각 3억7000만 위안과 815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1%, 415.8% 증가하긴 했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부터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실적도 하락해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진쌍쯔가 단일화된 제품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사업 전환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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