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가계부채 보완대책 등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도봉구에 사는 A씨(38)는 연소득이 5000만원이며, 신용대출 5000만원(금리 4%)을 보유하고 있다. A씨는 규제지역 내 시세 8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내년 1월 이후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금리 3.5%)을 신청할 계획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 A씨는 2억42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대출한도가 2억으로 줄어든다. 만약 내년 7월 이후 대출을 신청한다면 대출가능 금액은 1억4800만원에 불과해 나머지 금액은 대출 없이 마련해야 한다.

내년 1월부터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6일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강화를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7월부터 시행한 지 3개월 만이다.

금융당국은 모든 금융권 부채를 기준에 포함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기에 확대하는 방안을 전진 배치했다. DSR이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말한다. DSR 규제는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초점을 맞춰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로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먼저 금융당국은 차주 단위 DSR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지난 7월 시행된 현행 1단계에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시가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이 대상이었다. 이번 조기도입 결정에 따라 내년 1월(2단계)부터는 총대출액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내년 7월 이후인 3단계에서는 총대출액 1억원을 초과할 때도 DSR 40%가 적용된다.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제2금융권의 규제비율도 강화한다. 2금융권의 차주단위 DSR 기준은 현행 60%에서 내년 1월 50%로 하향조정된다.

DSR 산정 방식도 기존의 최대만기 적용방식에서 평균 만기 적용방식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은 7년에서 5년으로, 비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만기를 줄여 DSR을 산정한다. 차주의 연간 상환액이 커지는 만큼 총 대출여력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DSR 조기도입에 따른 대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 6000만원에 마이너스통장(연 4.5%) 4000만원을 보유한 B씨가 규제지역에서 시세 8억5000만원 주택을 담보로 주담대(30년 만기·금리 3.8%)를 신청한 경우, 현재는 3억25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 1월 DSR 규제가 확대되면 대출한도는 2억9500만원으로 3000만원가량 줄어든다. 규제가 더 강화되는 내년 7월부터는 대출가능 금액이 2억5500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연소득이 5000만원이고,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금리 4.2%)을 터놓은 C씨가 규제지역에서 시세 8억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주담대를 신청한 경우 현재는 마이너스통장 원리금 상환액이 710만원이지만, 내년 1월부터는 924만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7월 이후에는 1210만원까지 올라간다. 내년 1월부터 DSR 산정 시 신용대출 상환 만기가 7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정부는 실수요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취약계층과 실수요자로서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실생활과 밀접한 대출에 대해선 공급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4분기 취급되는 전세대출은 대출 총량규제 한도에서 제외했으며, 당정 협의를 통해 결혼, 장례, 수술 등 실수요로 인정되는 긴급자금에 대해서도 일시적으로 관리규제를 제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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