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후 처음으로 임직원들에게 공식 메시지를 내면서 ‘뉴삼성’을 향한 본격 행보가 시작될 전망이다. 재계는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해온 이 부회장이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첫 번째 기일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뉴삼성 의지 밝혀...방점은 ‘이웃과 사회와 함께 성장’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수원 선영에서 가족끼리 조촐하게 고인을 기리는 추도식을 진행한 뒤 곧바로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부친 흉상 제막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내놓은 이 부회장의 메시지는 그동안 줄곧 강조해온 ‘뉴삼성’의 미래 비전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다만 이전에는 초격차 기술력과 매출 확대 중심의 ‘성장 경영’ 비전이었다면, 이제는 ‘겸허한 마음으로’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동행 경영’에 무게추를 옮겼다. 

앞서 이 부회장은 가석방 직후 첫 번째 대외 행보로 청년 일자리 창출 행사를 택해 동행 경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달 14일 이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앞으로 3년간 3만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가석방 출소 11일 만에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연 4만명의 인원 직접 채용도 공표했다. SSAFY 간담회에서 약속한 청년 일자리까지 합하면 삼성은 앞으로 3년간 총 7만명의 청년 고용 효과를 낼 전망이다.

삼성은 오로지 기술로만 승부하는 기능인재 등용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2007년부터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 후원사 중 최대 금액인 2억5000만원을 후원하고, 국제기능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7억2000만원을 지원, 누적 후원금은 95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2007년부터 기능인력을 매년 평균 100여명씩 채용해왔다.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며,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이라는 소신을 갖고 삼성의 ‘기능중시 경영’을 주도해왔다.

◆‘반도체 신화’ 이어 ‘비전 2030’ 완성 과제..사법 리스크도 풀어야

고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워내 삼성을 지금의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반도체 신화를 써온 고인을 능가하는 승어부를 이루기 위해 이 부회장도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단추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부지 확정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당장 내달 미국을 방문해 해당 투자 계획을 매듭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시스템반도체 사업 관련 굵직한 인수합병(M&A)도 연내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포스트 이건희’로서 존재감을 발휘할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진행, 젊은 피를 수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여전한 사법 리스크는 난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재판으로 매주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또한 프로포폴 투약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 공판은 당장 26일 예정돼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이 부회장에게 벌금 7000만원을 구형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날 임직원들에게 공식 메시지를 내고 뉴삼성 의지를 다졌지만, 여전한 사법 리스크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고 이건희 회장의 1주기를 기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에 임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주경제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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