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칼럼-아이·디어·유] 양세형 “나는 조폭이다” 개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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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수석논설위원
입력 2021-10-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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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을 지낼 때인 2016년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논란이다. 한 남성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집무실 책상 위에 발을 올린 사진(아래)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조폭 연루설’이다.

이 사진은 지난 9월말 온라인에 나돌기 시작했다. 장기표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시의정감시연대 이윤희 대표가 제공한 사진”이라며 공개하며 퍼졌다. 그는 사진 속 주인공이 조폭이라면서 실명을 적기도 했다.

이 사진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파격적-탈권위적 시장 집무실 개방이라지만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로 사진 주인공이 조폭이라면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게 큰 하자가 될 거로 봤다. 그러나 ‘팩트체크’가 되지 않았다. 정치권, 언론도 확인이 안 되긴 마찬가지였는지 별 반향 없이 잠잠했다.
 

▶그러다가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야당은 일제히 “사진의 주인공이 호남 조폭 출신”이라고 무차별 공격했다. 장 전 후보가 주장했던 그 이름과는 다른 사람을 적시했다.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이라는 단서를 달고 특정 기업 회장 이름을 언급했다.

반대로 여당은 “평범한 영어 강사 정모씨”라며 반박했다. 성남시장실을 개방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한 의원은 과거 개그맨 양세형씨가 이 후보를 인터뷰한 장면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컨텐츠인 <양세형의 숏터뷰>를 유튜브에서 찾아봤다. 이 컨텐츠는 2016년에서 2018년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을 파격적인 방식으로 거침없이 인터뷰해 인기를 모았다. 필자도 관심을 갖고 즐겨 본 참신한 프로그램이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몇몇 정치인 인터뷰가 특히 재미있었다. 

이재명 시장 인터뷰편은 1,2편으로 나눴는데, 아래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은 2편 4분 50초 장면이다.
 

[양세형의 숏터뷰 24회 이재명 2편 중 캡처]

위 조폭 사진과 거의 비슷한 포즈로 양씨가 앉아있다. 이 시장은 옆 보조의자에 손을 모으고 있다. 모자이크 처리만 하면 위 조폭 사진 보다 더 굴욕적인 사진이다. 이 사진 직전 두 사람의 대화는 이랬다.

양세형=(시장 의자를 뒤로 젖히고 머리를 기댄 채) 제가 좀 건방지게 한 건 아닌지,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그렇지 않은데 그게 컨셉 때문에…
이재명=원래 이 자리는 제 자리도 아니고, 성남시민들이 주인이라 (양세형씨가) 여기 앉으셔도 아무런 부담이 없거든요. 주무시고 가셔도 돼요.
양세형=좀 더 편하게 해도 돼요?(신발 신은 두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린다)
이재명=오, 신발 좋네요

▶성남시장실은 과거엔 ‘아방궁’으로 불렸다. 경기도지사 사무실보다 넓은 면적에다 시청사에서 가장 높은 9층에 위치했다. 집무실 뿐 아니라 침대 등을 갖춘 내실, 화장실도 있었다. 그 공간이 무려 130㎡에 달하고 비서실과 접견실, 고충처리민원실까지 포함하면 총 447㎡였다. 국민주택 5채 이상이 들어가는 아방궁, 자체였다.

그런데 이재명 시장은 2010년 취임 이후 기존 시장실 대신 2층 ‘작은 도서관’을 시장실로 바꿨다. 집무실 62㎡, 비서실 66㎡, 회의실 겸 민원상담실 155㎡, 개조 비용은 2000만원 들었다. 이 새로운 시장 집무실에서 논란의 사진이 촬영됐고, 양세형 인터뷰도 진행됐다.

▶정치 풍자 개그가 사라진 요즘, 개그맨 양세형씨가 다양한 정치개그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대선 주자들을 잇달아 등장시킨 '집사부일체' 방식보다는 <양세형의 숏터뷰 2021-22 버전>으로 말이다. 대선 후보와 부인 및 가족, 그 캠프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재명 후보를 만날 때는 조폭 스타일로 하면 더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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