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역 42년' 조주빈,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 온라인서 확산
  • 작성자는 편지지 1장 분량서 재판부 비판…"형평성 모조리 무너져"
  • 글 진위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리꾼 "과거 반성문 필체와 동일"

지난해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조주빈.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만들어 돈을 번 '박사' 조주빈(25)이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을 확정받은 가운데, 조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다. 최종 판결이 난 14일에 작성된 이 글에서 작성자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도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조주빈 42년형 소감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실제 작성자가 조씨인지 확인되진 않았지만, 글 내용과 필체 등을 종합해 누리꾼들은 조씨로 추정하고 있다.

작성자는 편지지 한 장 분량을 할애해 징역 42년형을 내린 재판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작성자는 "내가 가진 불안은 전적으로 법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만일 우리의 법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진실을 담아낼 수 있는 법이라면 내 안에 형성된 감정은 불안이 아니라 부끄러움이었을 테니 말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주빈 42년형 소감문'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는 박사방을 범죄집단으로 본 재판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앞서 검찰은 박사방 가담자들에 대해 역할과 내부 규율 등을 갖춘 범죄집단으로 봤고,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작성자는 "범죄집단이란 허구의 혐의 하나 걸러내지 못할 만큼 무능한 3심제도다. 눈먼 법은 현실을 보지 못한 채 아무 상관없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휘둘렸다. 이는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던 거의 모든 사건을 관통해 온 우리 법의 고질적인 악습이 발현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때 '알지 못하는 이들'은 관련자 엄벌과 신상 공개를 촉구해온 여론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신문에 따르면 조주빈 변호인 측은 항소심에서 "교화를 고려하지 않고 여론의 영향으로 응분의(처벌) 성격만 존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작성자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막론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제껏 쓰레기 같은 판결 앞에 이를 부득부득 갈며 평생을 원통해 했을까. 얼마나 많은 오판이 무려 기소, 1~3심의 허울 좋은 제도하에 빚어졌는가"라며 재판부를 깎아내렸다. 또 "제정신이라면 정말 누구 하나 법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대세와 인기에 휘둘리는 법, 형평성과 기준이 모조리 무너진 이따위 법은 사건을 해결 지을 수 없으며 교정된 인간을 배출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작성자는 또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도 판결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10월 14일인 선고 날은 나의 생일날이다. 내 죄를 인정한다. 하지만 비참한 선물(징역 42년)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나는 죄를 지었지만, 우리 법이 부과한 혐의로서는 아니다. 그 누구와도 범죄조직을 일구지 않았다. 누구도 강간하지 않았다. 이것이 가감 없는 진실"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현재 이 글의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지난 6월 조씨 아버지가 공개한 '조주빈 반성문' 필체와 비교했을 때 매우 유사한 점을 들어 조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글에 등장하는 10월 14일 역시 조씨 생일과 일치한다.
 

지난 6월 조주빈 부친이 공개한 사과문. [사진=조주빈 부친 제공]


해당 소감문을 온라인에 올린 한 글쓴이는 "동원훈련 때 같이 먹고 자고 했던 사람(조주빈)이 범죄자인 데다 징역 42년형이라니 신기하다. 처음 (조주빈을) 봤을 땐 이런 사람일 거라고 예상 못 했다. 약간 싸한 느낌만 느끼고 건실한 청년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조주빈은) 본인이 잘나간다고 말한 뒤 훈련이 끝날 때 조교에게 5만원을 주더라. 조교에게 현금을 주는 사람은 처음 봐 인상에 남았다. 하지만 동원훈련 끝나고 얼마 안 가 N번방 사건이 터졌다. 꼭 가석방 없이 42년을 꽉 채워 출소하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조은호 변호사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디지털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다. 이를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범죄인지 몰랐다', '피해자가 고통받을 줄 몰랐다'는 가해자의 변명은 더는 법원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을 확정받은 조주빈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땐 67세가 된다. 이후엔 3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한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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