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IBK기업은행, 비정규직 ‘제로’라더니…올해 정규직 전환율 ‘0%’

이봄 기자입력 : 2021-10-14 19:00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은행권 최초 비정규직이 없는 은행을 표방했던 IBK기업은행에 아직 40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은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로드맵에 따라 비정규직 제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올해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도 전무했다.

14일 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에 소속된 비정규직(무기계약직·계약직) 현원은 올해 6월 기준 4151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말(4194명)보다 43명 줄어든 수준이지만, 2019년(4148명)과 비교해서는 3명 많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무기계약직 3960명, 계약직 191명이다. 무기계약직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는 점에서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정규직과 임금 체계가 달라 '준정규직'으로 불린다.
 

기업은행 최근 3년간 연말기준 정·현원 현황 [사진=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그간 기업은행은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7년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직접고용, 자회사, 사회적 기업 등의 전환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이에 기업은행은 파견·용역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인력 관리 자회사인 ‘IBK 서비스’를 설립했다. 기업은행은 IBK서비스를 통해 기존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2000여명(경비·시설·미화·사무보조·조리)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기업은행과 IBK서비스의 계약 관계는 도급 계약이라 처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후에도 기업은행은 지난해 초 시설관리 및 본점 경비직군의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 짓고 은행권 최초로 비정규직 없는 은행이 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실상은 아직 4000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은행 소속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을 추진한 후 계약직 정원을 ‘0명’으로 잡아놓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190명이 넘는 직원이 아직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기준 기업은행 계약직 수는 191명으로 2019년(196명) 대비 5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기업은행의 정규직 전환 작업은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정규직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 112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후 2018년에는 단 한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8명, 11명의 정규직 전환에 그쳤으며, 올해 역시 6월까지 정규직 전환된 비정규직이 0명이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로 따지면 0%인 것으로, 정규직 전환율은 매년 1%에도 못 미쳤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김도진 전 행장의 주요 추진사업이었던 만큼, 윤종원 행장이 취임한 후 힘이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기업은행은 김 전 행장 지도 아래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간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2018년 3월 정부의 정규직 전환 이슈에 따라 무기계약직의 대부분을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처우를 개선했으며, 이들은 실질적으로는 정규직이다"라며 "정원을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해 행정상 무기계약직으로 표시 돼 있을 뿐, 내부적으로는 무기계약직으로 분류된 직원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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