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일정이 다가오면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을 찾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컨센서스가 소폭 상향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과 철강금속, 운수창고 섹터가 컨센서스 상향을 견인하는 중이다.
◆오는 8일부터 삼성전자 시작으로 실적시즌 개막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시작으로 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된다. LG전자도 같은 날 잠정실적을 공시할 예정이고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직전 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분기 초에는 다수의 투자자가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투자에 나선다.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거나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는 경우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승률 가장 높은 섹터는 보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일 기준 3곳 이상의 기관이 실적을 추정한 코스피 종목들의 3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61조444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11% 늘어난 액수면서 1달 전 추정치 대비로는 1.34% 증가한 수치다.
섹터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보험업의 최근 1개월 변동률이 15.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험업의 수익성 호조가 기존 기대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3분기에도 수혜를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보험사의 3분기 실적은 자동차 손해율 하락세 지속과 일반보험 호조 등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대폭 상회할 전망"이라며 "손보 5사 기준으로는 합산 순이익 732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19%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23년 1월부터는 경상환자에 대한 과잉진료, 치료비 지급 체계가 마련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그간 경상환자 과잉진료와 상급병실이용, 한방진료 등은 자동차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면서 높은 손해율의 원흉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급 체계가 마련됨에 따라 요율조정 없이도 손해율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분기 호실적과 중장기 호재가 겹치면서 보험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시현하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20일 1만3770.73포인트로 마감했던 코스피 보험업 지수는 지난 1일 1만4934.23포인트로 마감했다. 6주 새 11.69% 상승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060.51포인트에서 3019.18포인트로 오히려 하락했다.
◆철강금속·운수창고도 주목해야
최근 1개월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동률이 두 번째로 높은 섹터는 8.55% 상승한 철강금속이다.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면서 철강주 대부분이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포스코가 매출액 18조5338억원과 영업이익 2조42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 7월 2조1742억원이었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63억원과 영업이익 2조7454억원을 전망한다"며 "3분기에도 스프레드 확대로 큰 폭의 영업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2분기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은 매출 6조713억원과 영업이익 6633억원이 전망된다. 현대제철 역시 7월 영업이익 추정치가 4486억~7090억원 수준이었지만 9월 이후 제시된 전망치는 모두 7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로 7951억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들 철강주의 컨센서스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주요 제품들의 판가 인상이 자리한다.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선용 후판 등 주요 판재류 제품의 가격 인상 정책이 수용됐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원재료 투입단가가 톤당 8만원 올랐지만 탄소강 ASP의 경우 판가가 톤당 14만4000원 오르는 등 판가 인상분이 원자재가 인상분을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운수창고 섹터도 컨센서스가 상향되는 추세다. 대한항공과 팬오션, HMM 등이 컨센서스 상향을 견인하는 중이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물동량이 증가,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조970억원과 영업이익 1923억원이다. 하지만 KB증권은 지난달 17일 영업이익 3470억원을, NH투자증권은 23일 3040억원을 전망했다. 9월 들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는 셈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운임 상승률이 10.1%에서 17.7%로 상향되는 등 항공 화물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중장거리 노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며 "2021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3299억원에서 8924억원으로 171%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항공화물 업황이 기대 이상이다. 해운 물류 정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화물 관련 추가 영업이익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MM도 컨테이너 운임 강세의 수혜를 누리면서 컨센서스가 상승세다. HMM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3조4278억원, 영업이익 1조8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증권사는 HMM이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가 3분기 내내 상승하면서 운임 강세가 이어졌다. 3분기 영업이익으로 2조14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신규 선박 발주가 대부분 올해 나온 만큼 인도 시점까지 2~3년가량이 걸릴 수밖에 없다.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임 수요 강세가 계속되면서 컨테이너 해운의 피크아웃 우려는 내년으로 넘어갔다"며 "선사들의 전략기조 역시 피크아웃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는 중이다. 추가적인 인상을 단행하기보다는 현재의 운임 강세를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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