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급 관리자 넘치는 저축銀, 신입은 피곤하다

한영훈 기자입력 : 2021-09-27 18:00
일반직원 부족…각종 잡무에 피로 누적 몸집 커졌지만 비효율적 '조직구조' 심화

[사진=아주경제 DB]

저축은행의 비효율적인 조직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책임급 관리자는 넘쳐나는 반면, 일반 직원은 한참 부족한 형태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의 효율성 저하를 유발한다. 특히 낮은 직급일수록 불필요한 업무량이 쏠리는 탓에, 신입 사원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BI·OK·웰컴·페퍼 등 대형 저축은행 4곳의 2분기 말 총임직원 수는 285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임원을 포함한 책임자 수는 1470명에 이르렀다. 전체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책임급에 쏠려 있는 셈이다. 반면, 실무 직원 수는 1337명에 그쳤다.

이는 일반적인 조직형태에서 벗어나는 구조다. 대다수 기업의 경우, 직급이 밑으로 내려갈수록 인력 범위가 넓어지는 피라미드 형태를 띠고 있다. 이 같은 체제가 갖춰졌을 때,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빠른 실무 반영으로 이어지는 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책임급 관리자가 실무보다 많을 경우, 효율적인 업무 처리는 상당 부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페퍼저축은행의 책임급 이상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직원 474명 중 임원을 포함한 책임급이 328명으로 집계됐다. 총 직원 중 3분의2가량이 이에 해당하는 셈이다. 반면, 일반 직원은 146명 수준에 그쳤다. 직전 분기 대비 증가 수도 임원 4명, 책임자 31명, 평직원 4명으로 편차가 컸다.

이외에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도 임원을 포함한 책임급 직원 수가 330명, 451명으로 일반 직원 271명, 351명을 각각 22%, 28% 앞질렀다. OK저축은행만이 임원 10명, 책임급 351명, 실무 직원 569명으로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했다. 다만, 전체 직원 중 51명을 비정규직원으로 분류했다. 대형 저축은행 중 비정규직을 둔 건 OK저축은행이 유일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하위 직원들의 피로도 누적이 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업무와 무관한 기타 잡무가 밑으로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근을 강요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제 막 입행한 신입 사원들의 경우, 다양한 업무 지시가 겹쳐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실무 관계자는 “(직급이) 아래로 갈수록 불필요한 업무량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신입 사원들이 업무 역량을 키우기에 부적합한 조직형태”라고 지적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러한 조직형태의 문제점을 모두가 파악하고 있지만, 누구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저축은행들이 단기간 내 빠르게 몸집을 키운 탓에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저축은행 79곳의 2분기 말 임직원 수는 9726명으로, 1년 전(9585명)보다 1.5%, 3년 전(9010명)보다 7.9% 각각 늘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빠르게 규모를 키운 탓에) 대형사라도 내부 시스템, 규정, 전산 등에서 아직까지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정확한 규정 마련 등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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