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전쟁 준비하는 중국…초대형 '희토류 공룡' 탄생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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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9-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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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광희토, 중국알루미늄, 남방희토 3곳 합병 추진

  • 중국, 희토류 통제 강화...미·중 갈등 속 전쟁 준비

중국 오광그룹 [사진=바이두]


중국이 첨단 과학기술 산업의 주요 원자재인 희토류 산업을 재편해 초대형 희토류 공룡기업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중 갈등과 맞물려 중국이 미국과의 희토류 전쟁을 대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중국 희토류 공룡그룹 탄생하나...3곳 합병 추진
​23일 중국 뉴스포털 제몐에 따르면 중국 희토류 국유기업 오광희토(五礦稀土)는 이날 밤 공고를 통해 오광희토 모기업 오광그룹이 중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중국알루미늄공사(中鋁集團, 찰코), 남방희토그룹(南方稀土)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이들 3개 기업의 연간 희토류 생산능력이 약 5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는 북방희토(10만톤)에 이은 중국 2위 수준이다. 오광희토·중국알루미늄·남방희토 등 3곳을 하나로 재편하면서 관련 산업 지형이 다시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1년 희토류 산업 발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불법 채굴을 단속하는 한편 군소기업의 합병을 지시했다. 원래는 희토류 기업을 통폐합해 초대형 기업 2개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결국엔 6곳으로 재편했다. 

이번에 중국 정부는 또다시 이들 6곳 기업을 중심으로 희토류 산업지도 판을 새롭게 짠다는 구상이다.  북방희토, 오광그룹, 중국알루미늄, 광둥희토, 하문텅스텐, 남방희토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6개 기업의 희토류 생산량은 현재 중국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 자원은 '북경남중(北輕南重)'형의 지역적 매장 분포 상황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네이멍구, 간쑤성 등 북방 지역에는 경(輕)희토가 매장돼 있고, 이온형 중(重)희토는 장시성, 푸젠성 등 남방에 주로 분포한다. 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경희토류 공급 업체인 북방희토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주로 남방에서 희토류를 채굴·제련한다. 이 중에서도 오광희토가 중국 최대 이온형 중희토 분리·가공업체다.

런던의 시장조사업체 로스킬의 희토류 전문가인 데이비드 메리맨은 로이터에 "중국은 그간 군소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희토류의 무분별한 채굴을 막아왔다"며 "이번 합병도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합병이 마무리되면 중국 북방희토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희토류 생산업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6대 희토류 기업 분포 현황 [자료=각 기업 홈페이지, 중국광업연합회 정리]

 
중국, 미·중 갈등 속 희토류 전쟁 준비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터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희토류 등 희소금속은 첨단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21세기 산업의 비타민'이지만 몇몇 국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까지 밝혀진 전 세계 희토류 자원 매장량은 1억2000만톤이고, 이 중 36.67%에 달하는 약 4400만톤이 중국에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사실상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해 종종 희토류를 무기화하기도 한다. 2010년 중국이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일 당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엔 미·중 갈등 속 중국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실제 지난해부터 희토류 관리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는 분위기다. 중국은 지난 1월 희토류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총량제, 위반 처벌 등을 포함한 법규인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이 시행한 수출통제법 역시 시장에서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맞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은 희토류에 대한 중국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Quad) 회원국들이 희토류에 대한 새로운 생산 기술과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희토류를 관리하는 국제 규칙을 제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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