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2위 바로고, 1위 생각대로 인수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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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9-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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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업계의 빅딜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 1위와 2위 간의 인수·합병(M&A)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출처=각사 홈페이지]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업계 2위 '바로고'가 추진 중인 업계 1위 '생각대로'의 지분 인수 혹은 양사 간 지분 교환에 관한 논의가 특별한 진전 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양사가 협상에 돌입한 지 두달이 지났으나 숫자가 구체적으로 오가는 협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양사 간 M&A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배달대행 산업이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급격히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배달대행은 배달을 대신해 주는 일을 하는 산업으로, 식품과 비식품 상관없이 다양한 브랜드에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바로고 역시 자연스레 성장했다. 2015년에 설립된 바로고의 매출은 지난해 770억원을 기록, 2019년 454억원 대비 80%가량 뛰었다. 거래금액 역시 2019년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9200억원으로 165%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바로고의 주요 주주에는 '요기요'를 팔고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바로고의 보통주는 이태권 대표가 82%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이지만, 우선주는 DHK가 62%를 보유 중이다.

바로고는 올해 시리즈C 펀딩으로 80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하기도 했다. CJ그룹과 SK텔레콤의 계열사 11번가 등도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다만 수익성은 아쉬운 상황이다. 바로고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90억원을 기록, 2019년 82억원에 비해 손실 규모가 소폭 상승했다.

반면 '업계 1위'인 생각대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생각대로(법인명 로지올)는 지난해 매출 323억원으로 2019년의 108억원 대비 3배가 뛰었다. 이와 더불어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게다가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에도 해당 업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딜로이트 글로벌이 18개국 소비자 4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21년 딜로이트 소비자 현황 추적' 보고서 결과를 통해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도 현재와 같은 집밥 소비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경우 △집에서 요리 △온라인 쇼핑 및 배송(60%) △신선식품 구매 △테이크아웃·음식배달(33%) 등의 영역에서 코로나19가 완화되더라도 일상적 활동 수준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해섭 딜로이트 파트너는 "코로나 이후의 뉴노멀 시대에서도 온라인 쇼핑과 신속 배송 서비스를 선호하는 기조는 유지되거나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배송 관련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스마트 라벨 및 패키징 기술이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관련 분야 발전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업계 1, 2위 간 인수 혹은 지분 교환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고, 사업 시너지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사업 시너지가 논의된 이유는 거래 구조 때문이다. 통상적인 경우 매도자 입장에서는 `팔면 그만'이기에 시너지에 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이번 딜은 생각대로를 운영하고 있는 인성데이타의 황인혁 대표가 M&A 이후에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로 진행됐기 때문에 세부적인 논의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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