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먹고 자살”이라더니…홍준표·윤석열의 ‘노무현 마케팅’

김도형 기자입력 : 2021-09-21 09:11
홍준표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윤석열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범보수 대선 후보 선호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노무현 마케팅’을 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이번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청년층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는데, 이전의 행보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지난 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홍 후보는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고 묵념한 뒤 방명록에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이라고 썼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자신과 노 전 대통령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주변에 국회의원들이 거의 없었다”며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다시피 했는데 현재 조 의원은 (내) 캠프에 와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의 국회의원들은 엉뚱한데 줄을 서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최근 MZ세대의 지지가 몰리고 있는데 그것도 노 전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기존 정치권의 조직이 아닌 ‘노사모’ 등 자생적 조직의 지원으로 경선에서 승리한 것을 언급한 것. 홍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소탈하신 분”이라고도 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행보다. 홍 의원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았다. 그해 2월 28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3월 16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마선언을 했을 때엔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자격 논란에 대해 “0.1%의 가능성도 없지만, 유죄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말을 세 차례 반복했다.

홍 의원은 이번 방문 때 “경남지사 재직시에도 참배를 했고, 대통령 후보로 출마를 했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는 당연하다”고 했지만, 지난 2017년 대선 자유한국당 후보로 봉하마을을 방문하진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추석 연휴를 맞아 19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열차에 오른 귀성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노무현’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다. 윤 전 총장은 “2009년에 대구지검에 있을 때,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면서 “그때 내가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주간조선 인터뷰에선 “노 전 대통령의 타고난 정치적 감각은 메시이고 호날두인데, 이 정권 사람들은 그걸 따라 하려고 하지만 그만큼 되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누구한테 발탁 받지 못했지만 천부적으로 커온 탁월한 정치인”이라며 “친노네 뭐네 하면서 누구(노무현)의 정신 같은 (얘길) 하는데, 최고의 축구선수는 천부적인 스트라이커이고 타고난 거다”고 극찬했다.

윤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과 악연이 있다. 윤 전 총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정이던 지난 2012년 노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미국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했다. 정연씨는 2013년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아내인 정연씨를 직접 변호한 곽상안 변호사는 “솔직히, 나는 그를 그리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해야겠다”며 “그와 그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내 가족에 대한 수사 과정 및 재판 과정에서 보인 그가 속한 집단의 태도는 무척 가혹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유력 후보들이 앞다퉈 노무현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젊은 층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노 전 대통령의 소탈한 이미지 등을 자신과 등치시키며, 젊은 층에 소구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지난 2015년 한국갤럽이 ‘우리나라를 가장 잘 이끈 대통령’을 조사했는데, 노 전 대통령은 24%로 2위로 나타났다. 1위는 44%를 기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세대별로 뚜렷한 인식 차이가 드러났는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젊은 층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29세에서 40%, 30대에서 38%, 40대에서 29%, 50대에서 16%, 60대 이상에서 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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