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의 대면 회담 제의 사실상 거절...'빈손 결과' 부담감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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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9-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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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면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지만, 시 주석이 사실상 이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소 6명의 미국 백악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지난 1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7개월여 만에 통화 회담을 진행했다. 당시 두 정상의 통화 일정과 배경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탓에, 국제사회와 언론은 당시 회담의 내용에 촉각을 기울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FT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진행한 이날 통화는 미국 측으로서는 중국 당국이 외교적 대화를 이어갈 진지한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기회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악관 고위 관료들은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면 정상회의 제의를 수락하지 않은 채 미국에 대한 요구 사항만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거친 어조를 완화하고 전반적인 메시지의 수사를 '톤 다운(tone down·누그러뜨리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 지역 내 위구르족에 대한 부당한 처우 의혹과 홍콩의 민주화운동 탄압, 남중국해와 대만 근방에서의 군사 활동을 비판하며 중국의 인권 문제와 안보 위협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반면, 중국 측은 이를 미국의 내정 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앞서 중국을 방문해 대화를 시도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냉대하기도 했다.

이날 통화 내용을 보고 받은 미국 당국자 5명은 시 주석이 앞서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한 중국 고위 외교관들보다 비교적 덜 거친 말을 사용하긴 했어도,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FT에 전했다.

다만, 한 관료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가 미·중 관계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교류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을 뿐, 미국 백악관이 시 주석의 즉각적인 (긍정) 반응을 기대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료는 "시 주석이 특정 시점에 대한 회담 약속을 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향후 중국 측이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시기를 전후로 두 정상의 화상 회담 개최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G20 정상회담은 오는 10월 21~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며, 앞서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면할 가능성이 가장 큰 시점으로 꼽아왔다. 하지만, 최근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백악관 관계자는 시 주석이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 초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중국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가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면 정상회담 개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정책 연구소인 '독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프로그램 디렉터는 "코로나19 유행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면 회담을 꺼리고 있는 시 주석의 의중을 정확하게 해석하긴 어렵다"면서 "시 주석으로서는 무엇인가 얻을 수 있다는 확신 없이 바이든 대통령과 접촉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낮은 수준의 상호 작용을 선호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FT의 보도 내용을 부정했다. 로이터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대면 회동을 원하지 않는 시 주석에게 실망했는지 물은 취재진에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설리번 보좌관은 "해당 보도는 통화 내용을 정확히 묘사한 것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로이터가 접촉한 한 소식통은 FT의 보도 내용이 맞다고 재차 확인하면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의 분위기와 어조부터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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